"처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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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 음"이라는 말은 정말 설레는 말입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 처음 시작하는 일, 그리고 학생 때 새 학기에 사는 새 공책, 필기구 향기는
저에게는 정말 설레는 것들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처음은, 저의 첫 고객님이었습니다.
핸드메이드 창업을 시작하고 나서, 저는 제일 기분이 좋았던 게 누가 하라는 대로가 아니라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제가 만들고 싶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있는 흔한 작품이 아니라, 그냥 진짜 제가 만들고 싶은 형태의 작품을 만들고
이름도 원하는 대로 지어서 업로드를 했습니다. 그 과정이 너무나도 재미있었습니다.
근데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주문이 들어왔는데, 그게 너무너무 신기하고 설레는 거예요,
그래서 정성스럽게 편지도 쓰고, 그 편지에는 저의 "첫 고객님"이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썼었거든요.
그분은 그 작품을 선물하려고 구입하셨다는 말씀과 함께 예쁜 리뷰도 달아주셨어요.
정말 기뻤습니다. 나만의 작품을 누군가 구입해 준 다는 것, 저는 너무나도 행복했어요.
물론 핸드메이드 창업으로, 많은 돈을 기대하고 시작한 것이 아니었지만, 그로 인해서 벽에 부딪히고 어려운 일도 많았었지만, 저는 원하는 대로 표현하고 만들고, 그리고 그 작품을 누군가에게 선물하기 위해 구입해 주시는 고객님들께 전달된다는 사실이 매 순간 가슴이 벅차고 설레는 일이더라고요.
근데 한참, 작품이 많이 팔리지 않았었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 처음의 설렘과 기쁨을 잊어갈 때쯤,
블로그에 그 첫 고객님이 써놓으신 글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그분이 제가 써드린 "첫 고객"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고 써놓으셨더라고요.
잊고 있던 두근거림과 설렘, 그리고 제 의도를 이해하고 진심이 통한 것 같은 그런 느낌은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그리고 제가 의도한 것이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지는 그런 기분은,
정말 행복하고 소중한 일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직도 마음에 오래오래 남아있어요, 그분이 써주신 글을 발견한 그 순간이 오래오래 남아서
저의 처음을 응원해 줄 것 같은 그런 마음이 들더라고요.
어쩌면, 그런 기억들과 순간들이 지친 나를 일으켜주는 소중한 순간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첫 고객님께, 멀리서나마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