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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잔살롱 Aug 10. 2017

postscript)발행후기

2017년 3월 퍼블릭아트 발행 후기

올해 8살이 되는 조카가‘늦은 조기교육’을 받는 통에 한참 떠들썩했다. 예습 좀 해보겠다며 교과서를 펴든 유치원생을 휘두른 문제 때문이었는데, 그 문제적 문제는 이러하다. ‘현우가 왼쪽에서 여섯 째, 오른쪽에서 둘째에 서 있는데 줄을 서 있는 어린이가 모두 몇 명인지 풀이과정을 쓰고, 답을 구하라.’ 수학문제일까 국어문제일까

고민하는 사이 ‘받아쓰기 수준’의 국어 능력을 탑재한 8세 어린이는 수학을 포기하겠다며 뒤돌아섰단다. 의사

같은 건 안 하겠다고 춤추고 노래하는 가수의 길을 가고 싶다는 조카 소식에, 벌써부터 수포자가 된 거냐고 놀

리며 웃었던 게 못내 마음에 걸린다. 사실은 이모도 저 문제 어렵다고 고백했다면 용기가 좀 났으려나.

아직 8살이다. 그리고 3월이다. 이 두 시점에 포기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나의 예쁜 조카를 포함한 새로

시작하는 많은 이들에게 힘찬 3월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해가 두 달이나 훌쩍 지나서 새해의 초심은 다 잃었

다 해도 봄이란 다시 마음먹고 도전할 수 있는 패자부활전이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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