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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토끼 Feb 10. 2024

초등 6년 후기 - 영어편

공교육의 가장 약한 부분이 아닐까.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가 정규 과목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영어를 시작하는 아이는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학원이, 옆집 아이가, 언론이, 엄마로 하여금 아이를 영어학원에 또는 하다 못해 유치원 추가수업이나 학교 방과후 수업에 보내도록 만든다. 사실 맞다. 뭐든 시작해야 하는 것에 동의한다.


초3에 시작하는 학교에서 하는 영어 수업만으로는, 현 영어 교과과정조차 절대로 따라갈 수 없다.

국어나 수학, 사회, 과학은 일상생활에서 접할 기회라도 많은데, 영어는 언어라서,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익숙해지는 과목인데 , 일주일에 달랑 2번 수업을 들어서는 실력이 늘기가 힘들다.

영어만큼은, 학교에서 알아서 배우겠지...라는 생각은 일찌감치 집어촤~야한다.


그럼 어떻게? 나는 홈스쿨링을 택했었다. (아래 연관글 영어학원VS홈스쿨링 글 참고)

일곱 살 때, 파닉스를 JFR이라는 책으로 처음 시작했다. 책이 곧 노래라서 아이들이 쉽게 따라 했고, Sight Word(it, I, you, me, he, she...)를 아이가 쉽게 익힐 수 있었다.


1학년 때는 간단한 리더스 책을 읽혔다. Run to Read였는데, 160권 정도(한 권이 20페이지 정도이고, 한 쪽에 영어 문장 2~3 문장에 그림이 큰, 아주 얇은 책임)였던 것 같은데, 이 책을 통해 파닉스를 많이 뗐던 것 같다.


2학년 때는 ORT를 시작했다. 책 선택의 어려움은 없었다. 그 단계의 책이 많지 않았고, 애들이 대부분 좋아한다고 알려진 책이었어서 그냥 무작정 시작했다. 12단계까지 있는데, 10부터는 글씨도 작고, 그 정도 했으면 지겨울 법도 하여,,, 9까지 있는 상품을 샀다. 펜으로 듣기도 가능한 것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ORT에서 대박이 터졌고(아이가 재밌게 끝까지 해냄), 2년간은 '무슨 책 읽지?'라는 스트레스 없이 잘 보냈다.


4학년 때는, 리더스는 이제 그만, 챕터북을 시작해 보려고 이것저것 해보았다. AR1.7 쯤? AR2 넘어가기가 그렇게 힘들다는데, 챕터북으로 넘어가는 게 그렇게 어렵다는데 많은 걱정을 하며 다양한 책을 시도해 보았다. Nate the Great, Mudge, Mr Putter, Usborn My Reading... AR 레벨별로 책을 묶어서 빌려주는 영어책 대여점도 사용해 보고, 그림책들도 읽어보았다.(최애책은 Pumpkin Soup!)


맞는 챕터북 찾아 방황하는 유목생활에 지쳐갈 즈음, 정착한 책이 Magic Tree House이다! 시리즈가 엄청 길어 한 2년은 책 고민 없을  것 같아 너무 좋았다. 마법 나무집을 타고(?) 시간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인데, 너무 유치하지도 않은... 딱 우리 아이 스타일!  심. 봤. 다!


게다가 Magic Tree House를 28권까지 다 읽더라도, Merline 시리즈라고 해서 그다음 시리즈까지 쭈욱~ 준비되어 있었다(그다음 시리즈는 더 어렵긴 하지만...)

그렇게 6학년까지 Magic Tree House를 읽었다. 크으~ 박수~!


이렇게 책만 읽었지만 학교 수업을 소화하는데 크게 문제 되는 부분은 없었다.

단어를 외우거나, 문장 쓰기 같은 쓰기류는 다른 학원파 아이들에 비해, 우리 아이에게는 쉽진 않은 분야이긴 했다. 문법도 좀 어려워했다. 1인칭이라든가, 주어, 동사 이런 것에는 매우 취약했다.


6학년 때는 자기가 영어를 잘하는 것 같은데, 문법을 모르는 것을 심하게 답답해하여, 문법을 가르쳐줄 선생님을 수소문하게 되었다. 듣고, 읽고, 쓰고 할 건 아니고, 단기간 문법만 쫙 한 번 훑을 수 있게 해 줄, 그런 선생님;; 도대체 그런 분을 어디서 구한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하였는가?! 여기저기 상황 얘기했더니 딱! 문법만 해주시겠다는 분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하여 6개월 동안 문법 훑어보기를 마쳤다.


이렇게 책 읽기 위주로 공부를 했더니, 부족한 점이 뚜렷하다.

1. 어휘 : 단어를 각 잡고 외운 적이 없기 때문에, 또 이야기 책에 나오는 단어들은 중학 단어랑은 확연히 달라서, 어휘가 많이 약하다.

2. 문법 : 6개월 훑은 것으로는 당연히 부족하다. 문법 문제집을 계속 풀어보고 있는데, 좀 해보다가 다시 한번 전체 정리가 필요하면 학원이나 과외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3. 쓰기 : 읽기랑은 너무 다르다. 읽을 순 있지만 당연히 그렇게 쓸 순 없다. 그래서 3줄 영어일기 쓰기를 시작했다.


그래도 읽기를 꾸준히 해서

1. 영어 읽기에 거부감이 없고

2. 듣기도 그 영어책들이 모두 음원이 있어서, 흘려듣기라도 해 줘서 그런지 아주 못하진 않는 것 같다.

3. 문법을 정확히 알진 못해도, 문장 순서나 이상한 것 잡아내기 같은, 느낌적인(?) 문제는 풀긴 한다.


갑분결론이다.

(이런 말 하기 속상하지만) 영어는 학교 수업만으로는 안 된다.

아무것도 할 여력이 안 된다면, 영어 그림책이라도 외우게 해라. 노래 좋아하면 팝송 불러도 좋다.

읽기는 그냥 음원 따라 읽기로 하면 된다. 듣기도 해결된다.

발음? 지금 필요 없다. 그냥 읽기만 되면 된다.

영어학원? 간다면 끊지 말고 계속 가야 하고(영어공부를 중간에 멈추지 말라는 말), 시간만 지나면 레벨 업시키는 학원은 도움이 안 된다. 한참 레벨 오른 후, 현타 오면 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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