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집토끼 Feb 25. 2024

초등학교 졸업식

요즘 졸업식 너무 멋지네요!

우리 아이가 6년간의 초등학교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졸업하는 날이다. 그야말로 감개무량.

코로나로 학을 떼서 그런지, 졸업식을 정상적으로 한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우리 아이는 자기 졸업식이면서 졸업식 축하공연 준비에, 애국가 지휘도 리허설한다고 졸업식조차 행사 많은 날 등교하듯이 8시부터 집을 나갔다. 졸업하는 애 맞아?


실내 체육관에 120명 남짓 졸업생과 학부모들이 모였다. 놀랍게도 요즘은 교장선생님이 모든 졸업생을 호명하여 졸업장과 1인 1상 및 표창장을 수여한다. 라떼는 인원이 많아서 수용할 실내 체육관이 없어서 그랬는지, 교실에서 TV로 교장선생님 졸업 축하 말씀을 듣고, 세부적인 행사를 진행했던 것 같은데, 많이 달라진 것 같다. 모든 아이들이 받던 개근상도 없어지고, 리더쉽상, 예술체육상, 수리탐구상, 우정상, 인문사회상 등 1인 1상을 주는 것도 특이했다.


한 명씩 졸업장을 받고 무대(?) 가운데 포토라인으로 나와 사진을 찍고, 담임선생님께 졸업선물을 받는 동선으로 움직였다. 한 명 한 명 지나갈 때마다, 그 아이의 뒷담화 아니 앞담화들이 여기저기 들려온다. 신기하게도 호평에도 악평에도 "쟤가 걔야"라고 말한다.


그렇게 졸업장 수여가 끝나고, 학부모 대표단과 선생님들이 각각 준비한 졸업 영상을 보았다. 선생님들은 정말 만능인인가? 코로나가 디지털 능력을 끌올 했다고는 하나 저런 동영상을 뚝딱 만들어 내는 능력자라니, 새삼 선생님들의 잡무에 고개가 숙여졌다.


그게 끝인 줄 알았는데, 졸업식 끝에 아이들과 함께 찍은 하이라이트 영상이 공개되었다. 학교 복도에 아이들이 일렬로 죽 늘어서있고, 카메라가 그 아이들을 쫓아가는 방식으로 찍은 졸업 축하 영상인데, 카메라를 들고 달린 선생님, 영상을 편집한 선생님, 이 영상을 찍으려고 춤도 연습하고, NG 없이 한 번에 가야 하기 때문에 자기 촬영을 초조하게 대기했을 아이들이 눈이 선했다.

하이라이트 영상이 혹시 궁금하시면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https://youtu.be/RjnXZs3nX10?si=9BPrPwKAsC-XkVX_


마지막엔 그 흔한 졸업식 노래 '빛나는 졸업장을~' 절대 아니고,

Try Everything을 부르며 앞으로 더 새로운 날들을 향해 도전하자는 노래로 쿨하고 세련되게(?) 졸업식을 마무리했다. 캬~ 완전 졸업식이 축제 그 잡채!


그렇게 본식(?)이 끝났고, 학교 여기저기 설치된 포토존에서 사진을 백만 장쯤 찍어줬다. 그런데 이성친구들이랑은 안 찍더라... (아직 뭘 모르네...)


초등학생이라 그런지, 졸업식 끝나고 자기네 끼리 모이지 않고 가족이랑 점심 먹으면서 흩어졌다. 내가 그게 또 아쉬워서 애들 놀게 해 줄 키즈카페라도 잡아야 되나 생각했다가 피식 웃음이 났다. 150cm가 넘는 애들을 받아줄 키즈 카페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게는 아직도 1학년 애들 같은데, 이미 피지컬이 준어른인걸;


 그렇게 집에 와서 펼쳐본 졸업앨범. 대학교 내 졸업앨범 뺨친다. 프로필 사진이 이렇게 잘 나오다니... 게다가 배경은 합성이랜다. 와우~ 2023년도 초등학교 졸업 앨범 클래스 무엇! 

그리고 졸업 선물은, 세상에 인감 하기 딱 좋게, 직사각형으로 듬직하게 생긴 도장이었다. 애들은 모르겠지만 어른인 내가 보기에 얼마나 고심하여 고르신 선물인지 감동의 물결이 파르르 일었다. 이 도장을 들고 세상에 나아가 너를 알리라는 의미인지 아이들은 알까?


다 좋았는데, 엄마인 내가 졸업 선물로 괜찮은 것을 찾지 못했다. 내내 고심하던 끝에 결국...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해! 네가 하고 싶은 것이 많은 만큼, 네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진 만큼, 중학교는 더 재미있을 거야. 늘 너를 응원하마.'라는 메시지를 담아 오랜만에 손 편지를 썼다. 딸이 가장 좋아하는 선물이다. (혹시.. 이젠 아닌가?)


이렇게 이벤트 같은 졸업식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마치 내일 등교해서 어제 졸업식에 대해서 잔뜩 얘기해야할 것 같은데, 이 수다는 영원히 못하겠지... 졸업은 그런 것인 것을. 쩝. 마음이 울렁울렁 하는 것이 내가 졸업생 같았다. 나는 아직 둘째가 남았으니, 괜찮은거로!ㅎㅎ 이제 다시 새학년, 새학교를 준비해야겠다!


※ 이 글을 통해, 아이들에게 좋은 졸업식 추억을 만들어 주고자 애쓰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초등 6년 후기 - 영어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