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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윤 Aug 04. 2020

"공중보건장학제도"는 왜 모집정원을 줄였을까?

눈 가리고 아웅하기




의과대학 사이트에 위와 같은 "공중보건장학제도"가 공지됐다. 제도의 내용은 대강 아래와 같다.


- 국가는 의대생에게 2040만원/년의 장학금을 2년~5년 제공한다.

- 의대생은 졸업 후, 장학금 지원기간만큼 "공공보건의료업무"에 종사한다.


공공보건의료분야가 무엇인지 공고엔 정확히 설명되지 않아서 전화로 문의해보니,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에 정의된 사업을 말하고, 정책에서 고려한 곳은 지역의료원이나 적십자병원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급여에 대해 물어보니, "경기지역의 지역의료원의 경우 레지던트를 마친 전문의 기준으로 2억 이상이다."라는 답변을 받고 정확한 금액이 궁금해서 추가문의를 통해 "지역거점공공병원 알리미" 사이트에 공시된 각 지역의료원 별 직원 평균보수(직종별)을 보는 법을 안내받았다. 아래처럼, 공시된 의사직(봉직의) 보수는 의료원마다 크게(약 1억7백만원) 달랐지만, 평균적으로 1억 8600만원 정도의 세전 연봉을 받고 있었다(실수령액 기준 약 월1000만원). 하지만, 이는 해당 의료원에 있는 모든 봉직의의 평균연봉이기 때문에, 전문의를 따고 바로 고용될 공중보건장학생들은 아마 이보다 낮은 수준의 연봉을 받을 것이다. 그래서, 가장 연봉이 평균에 가까운 포천의료원에 의사직 초봉을 문의했는데, "개인정보라 알려드릴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물론 의사만 조사한 평균근속년수 자료는 따로 없었지만, 약 9년 경력의 전문의가 비인기지역에 묶여서 근무하는 대가가 세후 월1000가량(장학금까지 합하면 약 월1150)이라... 공중보건장학생이 받게될 급여가 궁금해진다. 포천의료원 홈페이지에 제공되는 진료과목별 의사 인원은 아래 표와 같았다.



 왜 전국차원의 장학제도 홍보와 모집에도 9명만 지원하고(2019), 모집정원을 20명에서(2019) 14명으로(2020) 줄였는지 알 것 같다.


모집정원을 줄이는건 비인기과의 모집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인데, 정규모집정원을 줄이고 정원 외로 선발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지원자 수는 대동소이하지만, 충원률은 2-3배로 올리는 방식이다. 소위 비인기 과에 속하는 예방의학과의 전공의 충원율이 100%가 되는 마법이 여기서도 곧 일어나지 않을까?


 장학금 형태로 빌려주고 노동으로 갚으라고 할 뿐, 높은 실질 이자율로 돈을 빌려주는 국가차원의 돈놀이가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게한다. 공중보건장학제도를 통해 국가가 절약하는 금액은 얼마나 될까?


 지역의료원 의료진 안내에 일반의가 없어서 "레지던트 수료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문의하니 응급실 당직 등 업무를 할 것이라는 안내를 받았다. 그 말을 듣고부터 학자금이나 생활비가 없는 상황에서 본과1학년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지 못할것 같아 미래를 담보잡히는 마음으로 장학금을 신청할 학생들이 상상돼서 마음이 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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