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적 사고방식: 거래보다 관계, 유행보다 기본, 현상보다 본질
작가 : 강민호 작가님
하반기 취업 준비를 시작하며 책을 많이 읽지 못했고 읽은 책을 정리할 시간이 부족해서 취준이 끝나가는 즈음 짬을 내서 리뷰를 씁니다. 영업/마케팅 직무를 준비하며 부족하다 느꼈던 해당 직무에 대한 통찰을 이 책을 읽으며 조금은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책은 3가지 파트로 나뉘어 있으며, 일관된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경영, 마케팅에 있어서 변화하는 것(현상, 유행, 거래)이 아니라 변화하지 않는 것(본질, 기본, 관계)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현상에 대한 본질을 분석하며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고민할 수 있게 해 준 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케팅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럼 책의 내용을 요약하며 중간중간 저의 인사이트를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책은 항상 'Trade-off'를 기억하라는 메시지로 시작합니다. 유행이나 현상에 맞추어 기업 철학과 맞지 않는 중구난방식 마케팅을 비판하며,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뭔가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선택하는 기준은 '나', '자사'의 철학이어야 하고, 이를 유지함으로써 고객이 나를 쫓게 해야 합니다.
경영학적으로 바라봤을 때, 마케팅이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위해 필요한 '핵심역량'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일련의 활동입니다. 이것은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지속할 수 있도록 인간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과정이며, 한마디로 '가치를 제안하는 것'입니다. 결국 인간 철학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입니다.
책에 소개되었던 교보문고의 '독서 시장' 크기를 넓히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 기억에 남습니다. 교보문고는 서점을 들린 고객들이 책을 사지 않고도 매장 내에서 책을 읽을 수 있게 장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켓 리더로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위해 '독서 시장' 파이 자체의 크기를 키우려는 전략인 것입니다.
가치(Value): 편익(Benefit) - 비용(Cost)
가치는 고객이 느끼는 편익에서 그 제품/서비스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뺀 값입니다. 이때, 편익은 기능적, 정서적(심리적, 상징적), 경험적, 사회적 편익이 있습니다. 마케터로서 기능적 편익은 버려야 하는 가치라고 설명합니다.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으로 지속 가능한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정서적 편익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정서적 편익이란 고객의 내면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는 편익이며, 이것의 핵심적인 가치제안은 '의미부여'입니다. 이는 크게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첫째, 상품/서비스를 반드시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이를 판매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고 둘째, 마케팅을 통해 단순히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고객들에게 삶의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존재 방식을 제안함으로써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입니다.
비용은 경제적, 시간적, 신체적, 심리적 비용이 있습니다. 경제적 비용을 생각할 때, 오히려 가격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마케팅적인 사고방식에 더 도움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신체적 비용을 설명할 때 인상 깊었던 사례는 이케아였습니다. 이케아는 오히려 신체적 비용을 증가시킴으로써 경제적 비용을 줄이고 경쟁력을 갖춘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작가님은 V=B/C라고 설명합니다. 즉, Benefit을 늘리는 것보다 Cost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재플슈츠라는 호주의 샌드위치 가게의 솔루션이 인상 깊었는데요, 높은 층에 자리를 잡고 있는 가게에서 샌드위치를 낙하산에 태워 1층으로 던져주는 솔루션입니다. 경험적 편익(Benefit)을 극대화시키고, 시간적/신체적 비용(Cost)을 최소화시킨 예시입니다.
앞서 정서적 편익을 설명할 때 언급했듯, 고객은 꼭 필요한 제품만을 사는 것이 아니다. 꼭 필요하지 않은 제품도 구매하곤 합니다. 이것을 필요(Needs)와 욕구(Wants)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필요로 인해 제품, 서비스를 구매하는 경우 가격이나 기능을 따져보고 합리적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구매합니다. 따라서, 이때 시장의 크기는 일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욕구/욕망으로 구매를 하는 경우 정서적 편익, 심리적 비용을 따져보고 충동적, 감정적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구매합니다. 이때, 고객의 욕구는 무의식 중에 마음속에서 결정되므로 시장 크기는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마케팅에서 인간을 이해하는 일이 상당히 중요해졌다고 설명합니다.
사람들은 보여주기 전까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조사보고서에 없는 것을 읽어내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
가장 중요한 고객은 내부고객/기존고객입니다. 내부고객은 회사 내 구성원을 의미합니다. 회사의 입장에서 Benefit과 Cost 두 측면에서 고려해봐야 합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레퍼런스는 그 회사의 직원입니다. 즉, 내부고객이죠. 따라서 그들을 관리하지 못했을 때 오는 부정적 파급효과는 엄청나며, 여기서 비롯되는 기회비용을 생각해보면 그 영향력은 타 고객들보다 훨씬 더 영향력이 크다는 것입니다.
기존고객이 중요한 이유도 이와 유사하며 좀 덧붙이자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 때 드는 비용이 기존 고객을 유지할 때 드는 비용보다 훨씬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기존 고객이 신규 고객보다 구매 성향이 2배 높으며, 기존 고객의 이탈 5%를 줄이면 수익성의 25%가 개선된다고 합니다.
기업은 수익의 90%가 기존 고객들로부터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예산의 70%를 새로운 고객 유치에 쓰고 있다.
- 필립 코틀러-
파레토의 법칙: 상위 20%의 고객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고객생애가치란 한 고객이 평생 동안 한 기업에게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합계를 의미합니다. 어느 한 고객을 대할 때, 지금 당장 구매하는 제품/서비스의 가치로 고객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생애가치를 고려하여 고객을 대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객에 대한 인식과 태도, 고객의 가치를 평가하는 발상의 전환이 중요합니다. 즉, 마음가짐의 차이가 방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객생애가치가 중요한 이유는, 고객들의 현상유지편향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상유지편향이란 이미 시작하거나 익숙해진 것에 대해 유지하고자 하는 심리입니다. 신문이나 잡지를 구독하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구독을 유지하는데, 이와 같은 현상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익숙해진 무언가에서 변화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관여도로 제품을 나누어 구분하기도 합니다. 저관여 제품, 고관여 제품이 그것인데 보통 프리미엄이거나 값비싼 제품을 고관여 제품으로, 일상적이고 싼 제품을 저관여 제품으로 나눕니다. 하지만 여기서 작가님은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데, 브랜드의 차별성이 그것입니다. 그저 그런 브랜드를 이용할 때는 고관여가 될 것이며, 차별화된 브랜드를 이용할 때에는 저관여가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회사의 상품이나 브랜드를 고객들이 구매할 때, 관여도는 낮추어야 하고 구매의사결정시간은 줄여야 합니다. 즉, 고관여 제품을 저관여로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 브랜드 파워가 중요한 것입니다.
저관여 제품의 경우 이미 구매의사결정 과정이 생략되어 있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구매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이는 휴리스틱에 기인하는데, 이는 과거의 경험, 현재의 정보를 바탕으로 어림짐작하여 행동하고 의사 결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한정된 정보만으로 익숙하고 편안한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는 현상을 가용성 휴리스틱이라고 하고, 이러한 인간의 인지시스템 특징을 인지적 구두쇠라고 합니다. 더불어, 정보를 얻기 위해 투입되는 시간적, 신체적, 심리적 비용이 얻고자 하는 정보로 인해 얻는 편익보다 클 경우 차라리 무지의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데, 이러한 현상을 경제학에서는 합리적 무지라는 이론을 통해 설명합니다.
고객 만족이 얼마나 중요한지 수치적으로 기록해두셨습니다. 만족한 고객은 5명에게, 불만족한 고객은 10명에게 경험을 전한다고 합니다. 또한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 정보의 영향력이 2.25배 더 크게 작용하며, 이는 7~8배 더 빠른 속도로 전파됩니다. 또한 20명 중 19명은 굳이 불만을 회사에 이야기하지 않고, 지인들에게 전파합니다.
구매는 마케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매 고객 만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두 가지 포인트가 중요한데, 첫째는 '지각된 위험'을 줄이는 것과, 둘째는 '구매 후 부조화'를 줄이는 것입니다. 지각된 위험이란 제품을 구매할 때 예상되는 위협으로, 고객의 의사결정 시간, 즉 시간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입니다. 구매 후 부조화는 구매 이후 기대와 성과가 일치하지 않을 때 일어납니다. 이 또한 고객만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며, 선택지가 많거나, 환불이 되지 않거나, 관여도가 높은 상품에서 더 높은 확률로 일어납니다.
지각된 위험과 구매 후 부조화를 줄임으로써 고객 만족 극대화를 이용한 Business Model로 성공한 인상 깊었던 기업이 있는데, '와비파커'라는 안경을 취급하는 회사입니다. 고객이 온라인으로 선택한 안경 5가지를 보내주고 1가지를 선택해서 다시 돌려보내면 안경알을 넣고 다시 보내주는 모델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응이 훨씬 더 중요하며, 그래서 변화하지 않는 진정성, 고객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단순함이 중요합니다.
영업/마케팅 업무를 하며 전략을 구상하다 보면 타겟 고객을 정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이때, 고객세분화를 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우리 제품/서비스라면 핵심 타겟고객 뿐만 아니라 주변 고객들도 다 끌어들일 수 있어 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렇게 짜다 보면 우리의 강점을 살리기는커녕 그냥 평범한 제품/서비스가 되어버리고 말아 버립니다. 모두를 위한 것은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다. 주먹보다는 송곳, 송곳보다는 바늘이 더 낫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변화하는 것에 끌리는 이유는 빠르게 변하는 것들에 적응하여 생존하고, 나아가 가치 있는 삶과 행복을 추구하고 싶기 때문일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변하는 것에 끌리는 이유는 즉,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변화'가 아니라 '행복'입니다. 행복해지기 위해 변화를 선택하는 것이지, 변화하기 위해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케팅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합니다. 변화를 위한 변화가 아니라 변화하지 않는 인간의 가치를 중점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거래보다 관계, 유행보다 기본, 현상보다 본질을 추구하며 일관되게 나아갈 때 지속 가능한 경영과 고객들을 유치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사실 책의 내용은 학교 수업을 들으며 한 번쯤 들어봤던 내용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는 듣고 시험을 위해 외우고, 시험이라는 목표가 끝났으니 잊어버렸던 것 같네요. 책에서 말하는 변하는 것 즉, 단기적인 목표를 위해 일시적인 방안으로 목표를 달성했고 그렇기 때문에 이 지식이 제 머리에 지속적으로 남아있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읽으며 단순해 보이지만 너무 어렵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복잡한 것보다 단순한 것이, 모두를 위한 것보다 단 한 사람을 위한 것이 더 만들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단기적인 성과를 위해 복잡하고 모두를 위한 변화하는 것에 투자하는 것 아닐까요. 달콤한 꿀이 눈앞에 있으니까 말입니다.
별점 : ★★★★+★×0.5
총평 : 마케팅 전반에 대한 것을 복기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저처럼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나, 마케팅 쪽으로 일을 하고 계신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writing #about #whatilove #ri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