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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오 Feb 18. 2022

실패한 UX프로젝트

신수정님이 쓰신 일의 격 이라는 책에 이런 내용이 있다.

https://ridibooks.com/books/3386000006


한 연구진들은 메사추세츠병원 외과의사 71명, 6,516 건의 수술을 조사했다. 어떤 경험을 통해 수술의 성공률이 높아질까?

타인의 성공적 수술을 보면 성공이 높아질까? 자신의 실패 경험은 교훈이 되어 향후 성공 확률을 높일까?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를 통해 흥미로운 결과를 발견했다. 수술 성공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타인의 실패 경험이라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타인의 성공 경험은 자신의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타인의 실패 경험은 자신의 성공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


왜일까? 대개 사람은 타인의 성공을 부러움으로 가져가지 자신의 레슨과 피드백으로 가져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인의 실패는 명확한 피드백이 되고 타산지석이 된다.


일의 격 | 신수정 저



실패한 UX프로젝트의 개인적인 경험을 회고하고 원인을 분석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정리해본다.


첫째, 내 할일만 열심히 한 프로젝트

회사에서 자주 들리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는 우리의 할일만 잘하면 되지.”

보통 이 말은 업무의 프로세스나 산출물에 문제가 있어서 보고를 했을 때, 그건 내 힘으로 어찌 할 수 없으니 UX팀의 정해진 산출물만 잘 내라. 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나는 소임을 다했다는 기록을 남겨놓고 UX업무에 집중하게 된다.


하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이런 경우 프로젝트는 십중팔구 실패한다.

사용자 경험이라는 것은 UI/UX만 잘 나와서 완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엔드 유저를 가장 잘 이해하는 것은 UX디자이너이기 때문에 UX를 진행하며 느낀 Product requirements 와 방향성의 문제를 끊임없이 공유하고 PM, PO가 방향을 바꾸도록 설득해야 한다.


둘째, 역할이 불명확한 프로젝트

큰 회사건 작은 회사건 각 팀원의 역할이 불명확한 프로젝트는 항상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프로젝트의 리더는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팀 구분없이 한 팀처럼 열심히 합시다.”

한 팀처럼 일하는 것은 좋다. 그렇지만 일을 누가할지는 명확해야 한다.


한 클라우드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다. PM/UX/개발이 똘똘 뭉쳐 열심히 일했었다. 사진 앱과 클라우드를 연동하는 아이디어가 요구사항이 완성되고 디자인하는 단계에서 나왔고, 무리해서라도 이 아이디어를 적용해보고자 하는 마음에 PRD 없이 디자인해서 적용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출시 후에 개인정보 및 파트너사의 제약으로 심각한 문제점이 발견되어 다음 버전에 roll-back 한 경험이 있다.

  

제품의 아이디어가 디자이너에게 나올 수 있고, 디자인 개선의 아이디어가 개발자에게 나올 수는 있다.

하지만, PRD를 PM이 책임지지 않고, UX가이드를 디자이너가 완성하지 않으면 gray area가 생긴다. 그리고, 이는 개발/검증 단계에서 구멍이 된다.


셋째, 첫번째 버전

스마트폰이 태동하던 시절에 모바일용 지도앱을 디자인한 적이 있다. 난생 처음보는 제조사의 개발 가이드와 인터페이스 가이드를 줄쳐가며 공부했다. 우여곡절 끝에 앱은 세상에 내놓았지만 여러가지로 불편한 점이 많았다. 예상했던 결과였기에 회사는 빠르게 다음 버전에 착수했고, 두번째 버전, 세번째 버전에서 점점 좋아졌고,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최초 출시버전에서 6개월쯤 지난 시점에야 사용자들의 호평을 받기 시작한 것 같다.


첫번째 버전은 분명 실패한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결국 이 제품은 성공했다.




요약

1. 나 혼자 잘할 수는 없다. 다같이 잘하도록 노력하자.

2. 역할이 불분명한 팀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끝까지 싸우거나 아니면 빨리 도망치자.

3. 프로젝트의 성공을 보고 싶으면, 최초 출시 버전의 실패를 맛봐도 존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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