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이 지배하는 생태계
드론 시장이 군수시장뿐만 아니라 소비자 시장과 서비스 시장까지 크게 성장하면서 다양한 연관산업이 등장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드론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기업들이다.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에어웨어(Airware)는 세계적인 벤처캐피탈인 KPCB의 주도 하에 2,5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투자유치에 성공했고, 후속으로 GE 등의 투자도 유치하면서 드론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이끄는 선두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드론에 장착하는 카메라가 필수 요소가 되면서 카메라의 고성능화를 이끄는 기업들도 주목 대상이다. 세계적인 액션 카메라 브랜드 고프로(GoPro)를 필두로 한 액션 카메라 기업들이 주가를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농업용 드론에 대한 관심이 상승하면서 병충해나 가뭄 등을 쉽고 빠르게 파악해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고성능의 멀티스펙트럼(multispectral) 카메라를 개발하는 기업들도 같이 주목 받고 있다. 환경 등을 모니터링 하는 수요가 늘면서 다양한 센서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데, 방사선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나 초음파 센서, 심지어는 무인자동차에 이용되던 레이저 레이더(LIDAR)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소형 레이더를 소비자 드론에 장착시키는 에코다인(Echodyne) 등의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또한 비행시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고성능 배터리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드론에 사용하기 적합하도록 가벼우면서도 용량이 큰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들에게도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
드론에 의한 부정적인 여론이나 문제점에 대응하는 기술을 가진 기업들도 눈여겨봐야 한다. 소비자 드론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대해 위험하다고 이야기하는 것들이 모두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응해 비행금지 구역을 쉽게 설정한다거나, 얼굴을 알아볼 수 없도록 처리해주는 소프트웨어 기능, 추락에 의한 사고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드론용 에어백이나 낙하산 등의 안전장치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이다.
이들이 수집하는 데이터를 쉽게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 플랫폼의 중요성도 높아진다. 특히 B2B용 드론의 경우 데이터 분석과 관련하여 산업별로 전문지식과 서비스가 결합한 다양한 기업들이 등장할 것이다. 이미 영화 산업의 경우 드론이 없이는 블록버스터 영상 구현이 불가능할 정도로 드론의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여러 기업이 영화촬영용 전문 드론을 상업화하거나 기존 드론에 최고의 카메라 장비를 장착해서 서비스하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는 콜로라도에 기반을 둔 로보플라이트(RoboFlight)가 현재 3가지 유형의 드론을 판매하고 있는데, 농업에 대한 데이터 시각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최근 데이터를 해석하고 시각화하는 소프트웨어 회사인 애그픽셀(AgPixel)을 인수하였다. 오레곤에 기반을 둔 허니컴(Honeycomb)은 드론 및 전용 카메라, 센서 뿐만 아니라 데이터 매핑과 처리 서비스를 같이 제공한다. 하드웨어에 연관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업체들도 전문화된 기업으로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그 밖에도 드론의 비행성능을 개선할 수 있게끔 커스텀화된 IC칩을 생산하는 부품 기업들이나 파생된 관련 업체들까지 감안하면 드론 시장에 의한 전반적인 생태계의 크기는 단순히 드론을 판매하는 시장의 크기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연관 기술 및 부품,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 파생되는 산업의 크기가 크고, 앞으로 활용되는 영역이 넓어지면서 생태계의 크기는 더욱 더 커질 전망이다.
이렇게 다양한 드론 생태계가 등장하면 표준화된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에 대한 수요도 자연스럽게 커질 것이다. 이미 소프트웨어 부분에서는 에어웨어와 같이 드론 OS를 비롯하여 다양한 연관 플랫폼 시장을 노리는 스타트업이나, 오픈소스로 많은 것들을 공개하고 있는 3D로보틱스 등과 같은 기존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자웅을 겨루고 있는 중이다.
드론생태계 (출처: 테크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