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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구 YANGGU May 21. 2020

나는 조종사의 아내다 - 코로나 전 이탈리아

토스카나


토스카나에서 1박만 한 것은 우리의 잘못된 판단이었다. 최소한 2박이라도 머물렀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에 지금도 아쉬운 마음이 크다. 피렌체에서 3박, 볼로냐에서 2박을 하는 일정 중 중간에 잠시 들렀다 가는 마음으로 가보게 된 토스카나. 사이트러스 나무가 길게 늘어선 영화 '갈릴레오'의 배경이 된 막시무스의 집 하나만 보고 가보게 된 토스카나. 그 곳이 그렇게 여유롭고 아름다울 줄 우리는 몰랐다.

피렌체에서 약 1시간 반,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위치했던 우리 숙소는 정말 외딴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우리 숙소의 호스트는 정말 친절한 노부부였는데, 그 분들은 영어를 할 줄 모르시고 우리는 이탈리어를 못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번역기에 의지해서만 대화를 할 수 있었지만 나중에는 바디랭기지와 눈치로 대충은 번역기 없이도 어느정도는 통할 수 있을 정도까지 됐다. 아침부터 우리를 위해 커피를 내려주고, 빵도 구워주던 호스트 아주머니. 같이 먹으라고 내어준 직접 만든 쿠키와 잼은 또 얼마나 맛있던지. 1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맛을 잊지 못한다.

주변에 슈퍼도, 큰 레스토랑도 없었지만 친절한 그 노부부의 집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고 행복함을 느낄 수 있던 그 곳.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면 새소리와 함께 남편과 마당을 산책하면 그 또한 한국에선 쉬이 느낄 수 없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떠날 때 우리의 차가 사라져갈 때 까지 손을 흔들어 주던 호스트 아주머니의 모습은 기억 속에 참 오래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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