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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안 Jun 25. 2024

딸에게

6/18

너와 함께한 하루가 즐겁다.


너가 내리길 기다리는 10분 간 바라 본 거리의 모습과 하늘의 색깔이 좋았다. 평소같았으면 그저 집앞의 모습인데 너가 올 거라고 생각하니까 한 없이 평화로웠고, 거리의 잡음마저 안정감을 주는 백색소음만 같았다.


평소 같았으면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칠 뻔 한 운동기구도 너와 있으면 놀이동산 속 놀이기구인 것만 같다.


유치하다고만 여기던 게임, 절대 평생 혼자서는 선택하지 않았을 법한 게임들도 너와 함께면 즐겁더라.


생각보다 맛이 없던 돈가스 때문에 기분이 나쁘지도 않더라. 오히려 너도 그리고 나도 좋아하는 식전 스프와 후추 몇 스푼에 맵다고 칭얼대는 네 모습에, 식당에서 가장 중요한 게 맛이 아니라는 걸 느다.


너와 함께 보낸 오늘의 시간은 3시간 남짓이지만, 3년이 지나, 30년이 지나, 네가 30살이 되어도 내게는 어느 가장 행복했던 순간일테지.


너와의 순간들은 앞으로도 언제나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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