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커피 기행 첫번째
이제는 교토의 아라비카인지 아라비카의 교토인지 헛갈리는 아라비카 커피입니다.
아라비카는 청수사 (기요미즈데라) 주변 매장과 아라시야마매장이 있습니다. 최근 백화점에도 오픈했는데 존재감은 아직입니다.
인스타에서 아라비카의 인기가 후덜덜 합니다.
교토 여행에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장소가 청수사입니다. 일본 최초의 쇼군이 본인의 살생을 반성하는 의미에서 창건한 절입니다. 사찰도 멋있지만 청수사(기요미즈데라)의 세가지 샘물때문에도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한국으로 치자면 경주와 불국사의 관계에 가깝습니다.
아라비카 히가시야마 매장은 청수사에서 가깝습니다. 커피한잔 마시고 산넨제카와 넨넨제카를 올라가는 풍경이 참 좋습니다.
아라비카매장은 바쁜시간에는 줄이 몇백미터까지 이어지기도 한다는군요.
이른 아침 의외로 한가해서 사진을 부지런히 찍었습니다. 아라비카는 바리스타의 영역이 가장 극대화되는 슬레이어 머신을 사용합니다.
3구 머신외에 1구 베이비 슬레이어 에스프레소 머신도 있더군요.
아라비카의 커피원두는 철저히 라떼 와의 궁합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그런데 싱글오리진 푸어오버 커피도 있더군요. 추출은 일본식 넬드립을 우버보일러의 직수를 이용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일본의 기사텐 뉘앙스와 푸어오버 커피에서 선호하는 항온 보일러를 사용하는 모습자체가 퍼포먼스입니다.
슬레이어 튜닝한 모델이 인스타에 화제가 되었습니다.
히가시야마 아라비카이후 궁금함이 더욱 도져서 아라시야마로 찾아갔습니다. 교토의 시민이 사랑하는 양대 산맥을 꼽자면 기요미즈데라와 아라시야마가 꼽힐것 같습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기요미즈데라에 반해서 아라시야마는 교토의 시민들이 조용히 애정하는 장소였는데 최근 들어서 갑작스럽게 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초록색이 참 좋습니다.
매장에서 도케츠교를 포함한 아라시야마를 보는 풍경이 참 좋았습니다.
로스팅 머신이 참 특이하지요. 열풍식이라는 표현도 있던데 야나까 커피점에서도 사용하던걸로 기억합니다. 머신 자체의 특성인지는 모르겠지만, 프로밧, 기센, 로링과 같은 정교한 결과물을 만들지는 않았던 경험입니다.
이곳도 슬레이어입니다. 추출구 상단의 패들로 압력 조절이 가변식으로 가능합니다. 바리스타들에게는 꿈의 머신입니다.
개인적으로 아라비카에서 가장 맛있었던 샌드위치입니다. 7천원 정도의 가격으로 프렌치 바게트의와 치즈의 풍미가 잘 어울렸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번에는 아이스 라떼를 마셔보았습니다.
그동안 마셔본 아라비카 커피의 메뉴는 아이스라떼, 라떼, 싱글오리진 푸어오버 커피, 마키아토 등입니다. 가장 괜찮았던 메뉴는 아이스라떼, 라떼였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라비카 커피의 로스터가 스스로 지향점을 밝혔듯이 로스팅의 방향을 커피와 밀크의 궁합으로 설정했습니다.
우유와의 궁합인 라떼와 달리 싱글오리진 푸어오버 커피는 커피의 본연의 특징이 아무래도 적나라하게 노출이 될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로스팅의 지향점이 정교함이 목적이 아닌듯하고 싱글오리진 커피는 구색을 맞추기 위한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중들에게 커다란 인기를 얻으면서도 스페셜티 커피의 향미와 깊고 풍부한 맛을 표현하는데 어려움 ( 아니면 지향점이 다를수도 있겠지요) 을 겪고 있는것 같습니다. 하긴 이러한 부분은 스페셜티 커피 산업이 가진 고민이 될수도 있겠지요.
개인적으로도 아라비카 커피의 지향점에 대해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실재의 커피가 궁금하기도 했구요. 굳이 느낌을 말하자면 압도적인 향미의 커피는 아니지만 밀크커피로서는 훌륭했습니다.
커피 자체의 맛과 향미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카피가 가진 문화 또한 중요하겠지요. 교토가 궁금한 이유가 유코상을 뵙고 싶다는 것이 첫번째 였다면 아라비카 커피역시 궁금했습니다.
매장 전경을 찍는데 왠 아름다운 아가씨(?)가 보여서 도촬했습니다. 스페셜티커피의 열풍만큼 커피산업이 균형있게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라시야마에 가신다면 천룡사(텐류지)를 방문해보실것을 추천합니다. 용안사(료안지)의 숭고함과 다른 박력을 느껴보시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