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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이 Mar 20. 2022

투자를 시작하는 이에게 이보다 좋은 투자 서적이 있을까

송선재(와이민) <스스로 좋은 투자에 이르는 주식 공부>

 초보 투자자에게 이보다 좋은 투자 지침서가 있을까요? 이 책을 두 번째 읽고 든 생각이었습니다. 사실 처음 읽었을 땐 좋은 책이라는 막연한 생각만 남아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읽히던 내용들이 두 번째 읽으니 가볍게 다가오지 않았었습니다. 그만큼 쉽게 썼지만 내용은 무게가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투자를 시작하는 이에게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리나라 사람이 썼다는 점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쓴 책은 가독성이 좋습니다. 번역에 따라 저자의 의도가 왜곡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으며, 저자와 독자가 같은 문화권에 있다는 점이 큽니다. 그래서 글이 쉽게 읽힙니다. 그렇지만 내용이 가볍지는 않죠. 굉장히 좋은 책이라는 증거입니다.

 주식투자를 주제로 우리나라 사람이 적었다는 것도 굉장히 의미가 있습니다. 워런 버핏, 피터 린치, 켄 피셔 등 위대한 투자자들이 쓴 책도 굉장히 훌륭하지만 그들은 미국 시장에 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기업 환경과 주식시장 성격은 다릅니다. 미국은 강대국이고 기술적 우위를 앞서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있습니다. 탄탄한 내수시장도 덤입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내수시장이 작고, 원자재를 수입하여 중간재 및 완재품을 만들어 수출하여 글로벌 수요의 많고 적음에 대해 큰 영향을 받습니다. 그러면서 수혜를 받는 기업의 순환이 미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빠릅니다. 워런 버핏의 "10년 이상 보유할 주식이 아니면 10분도 투자하지 마라"의 격언이 크게 와닿지 않는 이유입니다.

Youtube 슈카 월드 https://youtu.be/lJW_KIcegE8

[단독]보쌈·부대찌개 `놀부` 매각 추진…10년만 눈물의 손절 (edaily.co.kr)

 저자는 한국 시장에 투자하면서 수출 주도의 국가, 경기에 민감한 국내 경기와 기업의 상황이 책에 자연스럽게 녹아있습니다. 게다가 사업보고서를 보는 방법 등 우리나라 환경에 맞게 설명해줍니다.

 두 번째로, 이 책은 투자의 시행착오를 줄여줍니다. 올해 1월 미국 연준의 긴축을 시작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로 시장은 조정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탐욕으로 얼룩 돼있던 상태에서 약세장을 만나 고생을 했습니다. 최근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반성문을 적어나가면서 느꼈던 점들이 이 책에 이미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 읽었을 때 조언을 뼈에 새겨놓았으면 좋았을 것을... 이 책에 나오는 주식 초보를 위한 23가지 조언 속에 내가 반성했던 부분들이 많이 있어서 발췌하여 옮겨놓습니다.


주식 초보를 위한 23가지 조언


1.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단순하게 돈을 벌려고 하기보다는 왜 주식을 투자하려고 하는지와 여러분이 투자할 자본금, 그 자본금의 연간 기대수익률, 자본금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는 기간 등을 좀 더 구체화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에 맞는 종목 군을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자신을 먼저 돌아보세요.

 자신을 알지 못한 채 주식시장에 뛰어들면 주식의 변동성과 위험에 놀랄 것입니다. 자신의 성격이 변동성을 참을 수 있는지, 자신의 자산이 위험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지를 파악하고 투자를 결정해야 합니다. 주식 투자를 힘들어하는 사람의 상당수가 자신의 성향 및 환경이 주식의 성향 및 환경과 맞지 않아서입니다.


3. 오래 가져갈 돈으로 시작하십시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어떤 것보다도 자본의 질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자본의 질이 허약하면, 2020년 3월에 있었던 폭락장과 같이 변동성 큰 환경에서 순식간에 퇴출됩니다. 주식은 빨리 팔고 싶거나 팔 수밖에 없는 매도자에게 매수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팔 수밖에 없는 매도자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4. 복리의 힘을 믿으세요.

 오래 투자할 수 있는 돈을 자본금으로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률을 낸다면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72의 법칙을 생각하십시요. 연간 12% 수익을 내면 6년 후 여러분의 돈은 2배가 됩니다. 투자는 결국 복리 수익률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는 노력일 뿐입니다.


5. 공부할 의지가 없으면 시작도 하지 마십시요.

 누가 투자가 쉽다고 했던가요? 투자의 원리는 간단하지만, 실행은 원래 어렵습니다. 좋은 책과 유용한 블로그, 괜찮은 카페와 유튜브를 찾아가십시요. 생각보다 공부할 양이 많아서 깜짝 놀랄 것입니다. 제 서재에는 주식 책만 수백 권입니다.


6. 좋은 책을 여러 번 읽으세요.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여기저기 좋은 책을 추천받아서 사는 것입니다. 책을 샀는데 자신의 수준과 맞지 않아서 읽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고, 허접한 책을 고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검증된 초보용 책들과 고수들이 추천한 스터디셀러들 위주로 여러 번 읽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7. 반드시 실전 투자를 병행하십시요.

 공부를 충분히 한 다음에 투자를 하더라도, 실전에 들어가면 공부와는 다른 심리적 부분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느 정도 공부를 한 다음에는 소액으로 투자를 시작하고, 실전에서 공부한 것을 적용해 보며 내 심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확인하세요. 버핏이 말하길 "돈이 있는 사람이 경험이 있는 사람과 만나면, 경험이 있는 살마은 돈을 가지게 되고 돈이 있는 사람은 경험을 가지게 된다"라고 했습니다. 실전 투자만큼 큰 공부는 없습니다. 그러나 절대 큰돈으로 시작하지 마세요. 경험을 쌓는데 너무 큰 대가를 치를 필요는 없습니다.


8. 여러 종목을 기웃거리지 마십시요.

 분산 투자는 좋은 전략이지만, 의미 없는 분산 투자는 오히려 독입니다. 여러 종목을 어설프게 아는 것보다 확실히 아는 종목을 몇 개 가져가는 게 낫습니다. 확실히 아는 종목을 먼저 만들고, 그 다음에 종목을 넓혀도 늦지 않습니다.


9. 조바심 내지 마세요.

 다른 종목은 오르는데 자기 종목은 안 오른다고 좌절하지 않아도 됩니다. 시장이 여러분 만큼 부지런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현명하게 종목 선택을 했다면, 결국에는 여러분 차례가 올 것입니다.


10. 우주 초고수가 되기 전까지 레버리지는 쓰지 마십시요.

 레버리지는 돈을 빨리 벌고 싶은 여러분의 불타는 마음에 기름을 붓는 것입니다. 화력이 쎄져서 음식을 빨리 맛볼 수 있게 하지만, 자칫하면 음식하는 사람을 태워 버릴 수도 있습니다. 레버리지 쓴 후 폭락장 맞아서 퇴출된 사람을 수없이 봤습니다. 우주 초고수가 되어 레버리지를 쓰더라도 항상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조금만 쓰는 게 좋습니다.


11. 현금 들고 있는 걸 창피해하지 마십시요.

 누군가 인플레이션 시대에 현금 보유는 바보 짓이라고 하면 그런 소리 집어치우라고 하세요. 현금을 들고 있다가 기회가 오면 투자하는 것이 의미 없는 투자보다 훨씬 낫습니다. 세상 일은 아무도 모릅니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에 투자하려고 욕심내지 마십시요. 투자를 안 한다고 여러분을 비난할 사람은 없습니다. 모르는 것에 투자하는 것이 더 창피한 것입니다. 모를 때는 현금을 들고 있는 것이 마음이 편합니다. 세상 어떤 것도 여러분의 편안보다 우선할 수 없습니다.


12. 다른 사람과 절대 비교하지 마십시요.

 투자는 다른 사람과 승부가 아니라 나 자신과의 승부입니다. 투자는 시장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주는 기회를 얻어먹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100% 수익이 나더라도, 사실 10% 수익도 작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순간 여러분의 투자 철학과 방법론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13. 좋은 스터디 그룹을 만나세요.

 위에서 말했지만. 주식 투자를 하면서 공부할 것이 많습니다. 스터디 그룹은 그 공부를 도와줄 수 있습니다. 스터디 그룹이 아니라면, 믿을 수 있는 조언자를 찾으세요. 그렇다고 너무 여러 군데 스터디 그룹 만나서 시간 낭비하지는 마시고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처음에 여기저기 가 보고, 마음이 맞는 팀원들 만나서 오래 가는 것이 낫습니다.


14. 여러분에게 뭔가 팔려는 사람을 조심하세요.

 주식 이야기를 할 때,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가 가진 종목을 선전하려고 합니다.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이 보유한 종목을 매수하려고 해야 주가가 올라가고, 그래야 자신이 돈을 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IR의 말도 걸러서 들으세요. IR 중 진실한 사람이 많지만, 기본적으로 자기 회사를 나쁘게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의견을 구하고 싶으면 그 분야에 전문가를 찾으세요. 그 전문가가 주식을 하지 않는 사람이면 더욱 좋습니다.


15. 자신의 투자 종목에 대해 이야기하지 마세요.

 자신이 어디에 투자했는지 이야기를 하는 순간, 여러분의 행동에 제약이 생깁니다. 자신이 믿었던 것이 틀렸다고 판명났는데도, 뱉어 놓은 말이 있어서 의사 판단을 과감하게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스터디 그룹이나 지인 중 그런 부담이 없는 사라과만 종목 대화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16. 처음부터 모든 걸 배우려고 하지 마세요.

 주식 투자하려고 회계를 공부하고, 재무제표 분석을 배우고, 가치평가 방법도 보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중간에 지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 실력은 공부-투자-피드백-공부의 순환 과정을 통해 늘어납니다.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포기하게 됩니다. 천천히 하세요. 자신이 공부한 수준에 맞춰 투자금을 키우면 됩니다.


17. 현명하게 자료를 찾으세요. 

 매수하기로 마음먹고 그에 맞는 자료를 찾지 마세요. 다른 사람의 의견이 적힌 자료보다는 사업보고서와 같은 객관적인 자료부터 보세요. 다른 사람의 의견은 관점 비교 차원에서 보는 것이 좋습니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찾거나 아니면 내 의견에 반하는 자료를 살펴보는 것에 더 신경쓰세요.


18. 분할 매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이 매수한 후 더 하락하고, 매도한 후 더 상승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분할 매매해야 후회하지 않습니다. 한 번에 자르면 그 이후의 상황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없습니다. 꼭지에서 매도할 수 없고 바닥에서 매수할 수 없습니다. 꼭지와 바닥에서 거래할 수 있는 사람이 여러분이라고 과신하지 마세요. 모두가 변곡점에서 매매하고 싶어하지만 늘 변곡점에서 매매하는 살망은 늘 소수입니다. 그 소수도 운이 좋은 것뿐입니다.


19. 주식을 자주 보지 마세요.

 이건 아마 초보자에게 가장 힘든 일일 겁니다. 여러분이 주식을 보고 있따고 주식이 여러분의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주식을 안 보고 있다고 여러분이 매매할 기회를 놓치는 것이 아닙니다. 돌아보면 안 보고 있었기 때문에 더 큰 수익을 낸 경우도 허다합니다. 자주 보면 정들고, 정들면 편견이 생깁니다. 자주 보면 주가의 깜빡임이 여러분의 마음을 흔들 것이고, 그 흔들림이 여러분의 계좌 수익률도 흔들 것입니다.


20. 투자 일지를 써 보면 도움이 됩니다.

 투자 일지라고 거창한 거 없습니다. 간단히 써도 됩니다. 블로그에 정리하거나 엑셀에 투자 아이디어와 매매 판단 기준을 쓰세요. 그리고 복기하세요. 실수를 통해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21. 원칙을 고수하세요.

 투자를 해 나가면서 자신만의 원칙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 원칙을 준수하려고 어느 시점에 원칙을 벗어난 행동을 해서 이익이 날 것 같아 보이는 경우도 생길 것입니다. 하지만 욕심이 원칙을 넘어설 때 위험한 것입니다. 원칙을 벗어나 한두 번 이익이 나도 결국 그런 일탈이 습관이 되어 원칙이 무너지게 될 것이고, 비상 상황에서 여러분에게 큰 위험으로 되돌아올 것입니다.


22. 세상에 관심을 가지세요.

 주식 투자는 세상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누군가가 어떤 것을 필요로 하고, 그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사람이 돈을 버는 것이 자본주의입니다. 필요와 가능성을 눈여겨보세요. 신문을 보고 , 책을 읽으세요. 그냥 돌아다니지 말고 어떤 브랜드가 뜨는지, 집 주변에 어떤 가게가 생기고 망하는지 지켜보세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통찰하는 눈이 생길 것입니다.


23. 무엇보다 자신을 믿으세요.

 자신은 성공적인 투자자가 될 수 있다고 믿으셔야 합니다. 그런 믿음이 없다면 주식 시장의 변동성을 헤쳐 나갈 수 없습니다.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과 자신의 투자 결정을 믿어야 합니다. 부자는 늘 고독한 소수라는 것을 명심하세요.



 최근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심했습니다. 지인이 미국 선물투자를 하고 있는데 최근에 시장에서 잠시 떨어져 있겠다고 했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6개월 동안 잠 설치고 몸 상해가며 열심히 매매를 했는데 정작 남은 건 30만 원 밖에 없다는 자조 섞인 답변을 들었습니다. 자신만의 투자 철학이 있고, 저도 많은 조언을 구하는 분이었는데 참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셨다는 걸 느꼈습니다.

 사람은 잘못을 저지른 후에야 반성을 하는 걸까요. 지인을 비롯하여 저 또한 이번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이라도 잘못된 태도를 고쳐 나갈 계기가 생겼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좋은 투자에 이르는 주식 공부>라는 책 제목에서 따스함과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잘못된 건 교정해주고 방향성을 설정해주며 독자들이 경제적으로나 투자에서 자립하기를 원하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제 투자를 시작하시는 분이거나 방향성에 대해서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권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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