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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이 Apr 15. 2024

매일 새벽 4시반 러닝도전기

워킹맘이지만 아줌마뱃살은 싫어! 

동이 트지 않은 깜깜한 새벽, 알람소리에 아이가 깰까싶어 알람을 끄고 거실로 나온다. 

너무 깜깜하고 추운데 오늘은 그냥 집에서 홈트나 할까, 내적갈등이 한창이다. 에라이 모르겠다, 준비해둔 옷을 빠르게 입는다. (미리 옷을 준비해놓지 않으면, 가지않아야 할 핑계가 또 하나 생기기 때문에, 양말부터 러닝복장을 화장실 옆에 준비해둔다.) 

상쾌한 아침공기. 너무 깜깜해서 조금 무섭기도 하지만 런데이 어플을 키고 나간다. 

50분달리기 도전~!!!! 첫날 10분도 못뛰었던 내가, 이제 45분을 있게 되었다. 

 

런데이 이제 마지막 50분 달리기만 남았다! 

왜 이 꼭두새벽부터 뛰어야만 하냐고? 

나는 네살, 일곱살 두 아이의 워킹맘이다. 오전 7시15분이면 출근을 위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온전한 내시간은 새벽 4시반부터 아이들이 깨기 전까지가 유일하다. (대신 취침시간은 아이들과 같은 9시이다.)

러닝을 시작한 이유는 단순하다. 한 운동유튜버(에이핏)가, 러닝을 하면 맘껏 먹어도 살이 안쪄요~ 라고 하는 말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닝을 하고 평소와 같이 먹는다면 체중감량은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러닝을 하면 너무 배가 고프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먹으면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는 당연한 말씀..) 

나의 경우에는 세련되지는 않더라도 뱃살이 늘어진 모습을 회사에 보이기 싫어 홈트를 시작했고, 최근 체중감량에 더 효과적인 러닝을 선택했다. 공복러닝을 하면 허기짐에 아침에 이것저것 주섬주섬 먹고 출근을 하지만, 확실히 러닝을 한 날은 청바지를 입을 때 배가 쏙 들어간 게 느껴진다. 점심을 먹고 바로 앉아서 일할 특유의 더부룩한 배부름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직까지 체중감량은 되지 않았지만, 뱃살은 확실히 들어갔다.)


가장 중요한건, 그날의 기분이 매우좋음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아침부터 50분달리기라는 작은 성취를 이루고 출근한 날에는, 무언가 더 자신감 넘치고 일의 활력이 붙는다. 

사실 난 첫째때 1년3개월, 둘째때 2년 3개월이나 육아휴직을 쓰고 복직한 지 6개월 차 워킹맘이다. 총합 3년 6개월이면 강산이 변할 시간인데, 복직하고 일주일은 정말 눈물이 날 뻔 했다. 회사의 문화, 분위기, 사람들, 시스템 모두 너무 낯설게만 느껴졌다. 나름 10년을 일하고 쉬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많이 바뀌어있었고 수많은 젊은 인재들이 가득했다. 

이 틈에서 존재감과 능력을 드러내며 사는 건 진작 포기했지만, 젊은 친구들보다 더 나은 한가지를 자신한다면 일의 활력과 적극성, 자신감이다. 그리고 이 원천은 운동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엑셀을 몰라도 태연하게 웃으면서 물어보고, 먼저 팀장님께 다다가 이것부터 처리할까요? 하고 물어볼 수 있는 자세. MZ라면 인공AI(CHATGPT)를 사용해서 궁금증을 해소하고, 채팅을 통해 팀장님께 물어보겠지만, X세대 답게 모르는 건 얼굴을 맞대고 직접 물어봐야 오해가 쌓이지 않는다. 


오늘하루를 잘 지낼 수 있게 하는 힘, 

퇴근 후 다시 시작되는 육아출근을 버틸 수 있게 하는 힘, 

(+ 옷매무새를 이쁘게하고 너무 줌마스럽게 안보이게 하는 것---- 제일 중요 )


오늘도 러닝할까 책을 읽을까 내적갈등이 있지만,

그럼에도 러닝은 언제나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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