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와 너를 만났다 그리고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대하여
원더랜드 :
너를 만났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지난 주말 영화를 보고 나들이를 하고 왔다.
최근 개봉한 <원더랜드>라는 영화가 인공지능과 관련된 이야기라며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서비스가 일상이 된 가까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원더랜드라는 서비스는 정확히 영화에서 소개되고 있지는 않지만 죽은 사람의 뇌에 있는 데이터를 최대한 활영하여 살아있을 때의 캐릭터와 인간 고유의 정서를 최대한 유지시키는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서 급격한 단절과 결여에서 회복을 얻을 수 있다.
영화에서 원더랜드 즉, 인공지능 서비스에 대해서 명확한 설명을 해주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오히려 그런 상세한 설명이 없어서 영화적으로는 캐릭터와 관계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던 거 같다.
영화자체로는 김태용감독의 특유의 가족관계에 대한 애틋한 시선과 미장센으로 지루하지 않은 시간을 만들어줬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소재 즉, 인공지능 심리 서비스를 통한 심리적 효과와 나아가 그런 서비스가 초래할 수 있는 염려들에 큰 관심이 갔다.
영화 속 정인이가 다시 살아난 태주와 인공지능 태주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것처럼 말이다.
고인이 미리 요처하고 간 서비스가 아닌 이미 죽은 뒤에 유가족들의 요청에 의해 개인이 복원된다면 그것은 인권침해가 아닌가?
그리고 인공지능 서비스가 현실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쳐 그들이 범죄를 저지르거나 위험하게 된다면 (손주를 복원시킨 할머니처럼)
그것은 누구의 잘못인가..? 등 나눌 이야기가 많은 소재라고 생각한다.
원더랜드에서 특히 클라이맥스는 바이리(탕웨이)기 원더랜드에서 딸을 잃어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자유의지를 가지고 딸을 찾기 위해 현실의 인간에게 도움을 청하는 장면인데 이 장면은 인공지능이 자유의지를 가지고, 현실의 인간과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굉장히 위험한 장면이라고 생각이 된다.
영화 속에서는 굉장히 아름답게 그려졌지만 결국 원더랜드 속에 바이리는 엄마가 아닌 엄마의 데이터를 가지고 활용하는 인공지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장면을 보고는 MBC에서 방영했었던 <너를 만났다>가 떠올랐다.
죽은 아이를 VR공간에서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VR기술을 잘 모르는 세대도 명확히 기억하고 있을 만큼 강력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었다. 결국 기술이 인간의 심리와 결점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는 그러나 개인정보와 사생활에 대한 감도가 훨씬 높은 국가에서도 이런 콘텐츠 또는 기술이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을까?
어떻게 보면 굉장히 무서운 상황인데 우리들은 왜 이 상황에 기시감이 아닌 큰 감동과 눈물이 나올까 라는 궁금증이 눈물을 흘리면서도 들었다.
절대 볼 수 없지만 보고 싶은 사람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만났던 기억
분단된 대한민국에서는 그렇게 멀지 않은 이야기이다.
1983년 남북 이산가족 찾기 방송으로 인한 열기로 1985년에는 첫 상봉이 이루어졌다.
분열된 국가에서 단절과 그리움 그리고 그러한 심리적 정신적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어려움도 불사하는 감정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누구보다 거대한 열망이었을까?
영화를 보는데 너를 만났다와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동시에 생각났다.
아마 우리나라에서는 나쁘지 않을 수도 있는 원더랜드의 흥행률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감히 추축 해본다.
그리고 많은 단절을 격은 우리가 누구보다 단절과 결여에 기술을 활용하는데 능동적이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