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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채현 May 24. 2017

성공하려면 스스로 성공할 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문제의 해답은 밖에서가 아니라 안에서 찾아야 한다.

어쩌다 보니 사업을 하는 사람이 되었지만 사실 나는 사업하기에 좋은 자질을 타고나지 못했다. 겁도 많고 자존감도 낮고 예민하고 감정적이고 화도 잘 못 참고 대인기피증 같은 것도 있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나는 세상에 나서기가 매우 두려웠는데 자꾸 나서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그것을 피하려고 할수록 삶이 고달파졌던 것 같다. 결국 세상을 믿고 한 걸음 내딛어도 괜찮다는 것을 깨달을 때까지 아니 아주 멋지고 따뜻한 세상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믿게 될 때까지 내 인생에서 고생은 끝나지 않았다. 


나는 실패가 두려웠다. 실패가 너무나 두려운 나머지 실패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제대로 생각을 해본 적조차 없었다. 실패가 무엇인지 깊게 사유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그렇게 세상 고민을 다 안고 살았으면서 실패가 뭔지도 공들여 생각해보질 않았다니!


나는 성인이 된 뒤에도 사업을 한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사업을 하다 망하는 것’이 너무나 무서웠기 때문에. 그런데 정확히 언제가 망하는 지점인가. 빚을 감당할 수 없게 되는 지점이다. 빚이 얼마가 되면 감당할 수 없게 되는가. 10억? 100억? 200억?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어느 날 400억원의 빚을 진 남자’라는 책도 읽었다. 그럼 500억? 1000억? 결국 빚의 액수는 절대적인 변수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렇다면 언제 감당할 수 없게 되는가. 기준은 어디에도 없다. 창업자가 스스로 포기하는 지점이 망하는 지점이다. 바꿔 말하면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면 망할 일이 없다는 뜻이 된다. 


만일 포기하고 사업을 접는다고 하더라도 어지간해서는 내가 막연히 두려워했던 것만큼 끔찍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위험한 돈을 쓰지 않는 한 신체포기각서를 쓸 일도 인신매매단에게 납치당할 일도 없다. 그저 아주 적은 돈으로 삶을 꾸려나갈 각오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자본금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일은 많다. 내 경우 통번역 시장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과외 교습을 할 수도 있다. 생활비만 벌 수 있다면 틈틈이 글을 써서 책을 펴낼 기회를 노려볼 수도 있다. 


즉 많이 힘들었던 시점, 그 당시의 내가 알아야 했던 것은 다른 무엇보다 이것이었다. 

망해도 된다. 망해도 된다. 망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을 깨닫고 난 뒤에 정말 많은 것이 달라졌다. 심하게 말하자면 우리 사업의 흐름 자체를 이것을 깨닫기 전과 후로 나누어 볼 수 있을 정도다. 막연한 공포와 억울한 심정이 모두 물러간 뒤에야 내가 지금 꼭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구분해 낼 수가 있었던 것이다.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은 스스로 성공할 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문제의 해답은 밖에서가 아니라 안에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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