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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채현 May 29. 2017

지식이 지혜가 되는 순간

지식이 지혜가 되는 순간이 있다.

모든 것들이 갑자기 이해가 되는 순간.

이미 알고 있다고 믿었던 모든 평범한 진리들이

더 많은 색채와 차원을 보여주는 놀라운 순간이 있다.


고비가 있었다. 바닥이라고 생각했던 서 몇 번이나 더 떨어지고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던 기회는 번번이 손아귀 사이로 빠져나갔다. 해묵은 신경성 질환들이 더욱 악화되었고 우울증도 찾아왔다. 우울증에 대해 상담과 약물치료를 시도해보았지만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불과 두 달 전의 일이다.


상황을 반전시켜야 했다. 상황을. 그런데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방법을 알 수 없었다. 억울하고 서러웠다. 서점에 가면 나와 비슷한 절망감에 빠진 사람들에게 보내는 수많은 조언들이 넘쳐난다. 그 많은 책들 중 읽어볼만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이미 다 읽었고, 비슷비슷한 조언들 중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는 이미 실행하고 있는 중이었다. 한 시간씩 일찍 일어나고 명상하기는 일 년 이상 계속해왔다. 일찍 일어나서 명상하는 습관은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상황 자체를 뒤집는 기적을 보여주지는 못하였다.


무엇이 문제인가. 왜 나에게는 모든 것이 어렵기만한가. 할 엘로드는 미라클모닝에서 ‘개인의 성공은 그 자신의 성장을 뛰어넘지 못한다.’ 라고 했다. 그 말에 깊이 공감하고 내 현실을 바꾸기 위해 나 자신을 성장시키고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오지 않았는가. 왜 어려움이 끝나지 않는가. 나는 많이 지쳐있었다.  


그러다 문득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내 휴대폰은 앞면에 큰 흠집이 있다. 몇 달 전 휴대폰을 새로 산 바로 그날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뜨려 생긴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별 일도 아니지만 당시에는 볼 때마다 속이 상했었다. 내가 왜 액정 보호 필름을 붙이지 않았을까. 왜 그 때 그 자리에서 그걸 굳이 주머니에서 꺼내려고 했을까. 전화기를 꺼내 들 때마다 이런 생각들이 올라오곤 했었다. 그 때 속상해하는 나에게 남편이 이렇게 말했었다.

“어쩔 수 없잖아. 초월해야 해.” 라고.

그때 정말 한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초월한다. 문제는 풀려고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초월해야 하는 것이구나! 그리고 그때의 민망하리만치 사소한 그 문제는 더 이상 내게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내가 그것을 뛰어넘겠다고 생각한 그 순간 이미 그 문제를 뛰어넘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나는 정말 중요한 지혜를 얻었다고 생각했었고 앞으로 그렇게 살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러다 매일의 일상 속에서 그 마음을 잊었던 것이다.


법륜 스님은 ‘탑 앞의 소나무가 되어라’라고 하셨다. 앞에 선 높은 탑이 햇볕을 가려서 제대로 클 수 없다고 불평하는 소나무는 없다. 단지 매일 조금씩 자신을 성장시킬 뿐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그 탑보다 훨씬 더 크게 자라있는 자신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몇 년 전에 이 말씀을 읽고 마음에 새겨두었었다. 탑 앞의 소나무가 되리라. 다짐하고 다짐했었다. 그러다 매일의 일과 속에서 또 그 마음을 간단히 잊어버렸던 것이다.


나는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성공하려면 성공할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그러나 그것은 오랫동안 그저 지식의 수준에 머물러있었다. 아무리 깊은 울림을 느꼈다고 하더라도 그대로 살지 못한다면 그것은 지식일 뿐이다. 지식이 지혜가 되려면 더 많은 경험과 성찰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었다.



지식이 지혜가 되는 순간


지식이 지혜가 되는 순간이 있다. 지식은 아는 것이다. 지혜는 아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지식은 힘이 없다. 지식만으로는 삶에서 승리할 수 없다. 지식은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 지혜는 다르다. 지혜로운 사람은 행복하고 평화로우며 결국에는 승리한다.


아는 대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길러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전거 타는 방법을 머리로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해서 한 번도 넘어지지 않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가. 끝없이 자신을 성찰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믿어주어야 한다. 자책하지 마라. 넘어진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가던 길을 가면 된다. 넘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넘어지는 것 또한 배움의 필연적인 과정이다. 곧 넘어지지 않고 멋지게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타기를 몸에 익힌 당신, 참 멋지다.


그때의 나와 같은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정리해보았다. 숱한 자기계발서들과 다를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시에 내가 알았다면 도움 받았을만한 내용을 정리했으니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분들이라면 어느 한 구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내용은 앞으로도 계속 추가될 것이고 구체적 사례들이 덧붙여질 것이다. 간단한 글 한 꼭지를 쓰려던 것이었는데 자꾸만 일이 커지고 있다. 단 한 분에게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1. 기분이 나쁘다면 그냥 마음껏 기분 나빠해라.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자신을 자책하지 마라. 걱정하고 분노하고 후회했다고 해서 망쳐버린 것이 아니다. 내가 무너진 것이 아니다. 자신감을 잃고 우울함에 빠져있는 그 순간에도 나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부정적인 감정은 회피하거나 억누르면 더욱 강해지는 특성이 있다. 기분이 나쁘다면 차라리 그냥 마음껏 기분 나빠해라. 그런 감정을 느끼는 그대로도 괜찮다는 것을 믿어라. 기분 나빠하는 자신에 대해 ‘안 돼!’라고 외쳐서는 안 된다. 더 깊은 악순환에 빠질 뿐이다.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을 다루는 기술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언젠가는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고요히 문제의 해결에만 집중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2. 완벽주의를 버려라.

완벽을 추구하지 마라. 완벽한 것은 없다. 완벽한 것만 세상에 내놓으려고 한다면 결국 아무것도 내놓지 못하게 될 것이다. 완벽해야 성공한다고 믿고 있는가. 지금 크게 성공한 그 어떤 기업도 완벽한 상태로 시작하지 않았다. 성공한 뒤에도 완벽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완벽하지 않고서도 사람들을 만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완벽주의자는 완벽해지기 위해서 언제나 흠집을 찾고, 찾는 족족 발견한다. 그러나 결국 영원히 그토록 원하던 완벽은 볼 수 없다. 이 얼마나 슬픈 운명인가.


3. ‘괜찮다’고 말해라.

손해가 발생했을 때. 미리 예측하고 막으려 애썼던 실수인데도 막지 못했을 때. 우선 혼잣말로 ‘괜찮다’고 말해보라. 괜찮다. 모든 길이 막혀버린 것이 아니다. ‘실수도 하고 손해도 보는 것이 인생이다. 나는 아직 괜찮다.’라고 말해보라. 많은 경우 실수나 손해 그 자체보다 그에 따르는 분노와 비난, 후회, 원망으로 인해 더 큰 피해가 발생한다. 그 손해가 진짜 손해인지는 어쩌면 더 시간이 지나봐야 알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딱 한 번만 혼잣말로 ‘괜찮다’라고 말해보라.

자기 스스로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직 힘들다면, 주변에도 엄격한 사람들 뿐이어서 그런 말을 해줄 사람이 없다면 그런 말을 해줄 사람을 직접 찾아볼 수도 있다. 유튜브를 찾아보면 긍정적인 위로를 끝없이 전해주는 채널들이 있다. 이런 자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4. 지금 변화하는 중이라고 생각하라.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이미 성공했다고 생각하라’ 또는 ‘날씬해지고 싶다면 이미 날씬해졌다고 생각하고 그 기분을 느껴보라’고 조언한다. 이 말은 정말 맞는 말이다. 정말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그런데 내 경우에는 아무리 애를 써도 그게 쉽지가 않았다. 내가 원하는 이상과 지금의 현실 사이의 격차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와 같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면 ‘이미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대신 ‘성공을 향해 가고 있는 중이다’라고 생각해보라. ‘이미 날씬해졌다’고 생각하지 말고 ‘날씬해지고 있는 중이다’라고 생각하라.

내가 지금 하는 이 일을 통해 ‘성공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라고. 내가 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한 번 숨을 내쉴 때마다 ‘지방이 줄어들고 있다’라고 생각해보라. 내용에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도 일을 할 때나 운동을 할 때 저절로 힘이 솟아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5.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는 습관을 가져보라.

우리는 음악을 들으면서 운전하고, 티브이를 보면서 밥을 먹는 일상을 살고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집중력을 높이려면 이런 방식을 버리고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갑자기 생활 습관을 바꾸기가 어렵다면 하루에 한 시간씩이라도 시도해보라. 도움이 될 것이다.



지식이 지혜가 되는 순간이 있다.

모든 것들이 갑자기 이해가 되는 순간.

이미 알고 있다고 믿었던 모든 평범한 진리들이

더 많은 색채와 차원을 보여주는 놀라운 순간이 있다.


생각해보면 어려운 고비마다 어디선가 도움과 위로와 응원을 받아왔다. 아무것도 없이 홀로 버려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언제나 살아가는데 충분한 사랑과 위로를 받아왔다. 삶은 언제나 내편이었다. 다만 내가 알지 못했을 뿐이었다.

생각해보면 나를 가장 힘들게 하고 괴롭힌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었다.

포기하지 마라. 당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들이 지금도 당신을 기다리고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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