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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희 Feb 12. 2024

사람은 고쳐쓰는 거 아니야

환경을 고민해야할 때!





사람은 바뀐다?
사람은 고쳐쓰는 거 아니다?




각기 다른 입장을 가질 수 있지만, 교육을 하는 사람으로서 나의 직업이 가장 좋은 이유 중 한 가지는 '사람의 성장'을 진심으로 믿고 응원한다는 이다. 어제보다 오늘, 매일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하는 아이들을 지켜보다보면, 자연스레 믿게 된다.


때로는, 아 정말 못하겠어! 하다가도, 아냐 또 해보면 달라질거야. 조금 더 끈기가 생겼고, 따뜻한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은

언제, 어떻게 변할까?



2024년 1월은, 나에게 충격의 달이었다. 아, 잠시 소개를 하자면 영어를 모국어처럼 '습득'하는 영어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벌써 4년차!


2024년 1월에는 아이들이 성장하고, 그 성장의 궤적이 눈으로 선명히 드러나도록 준비한 두 가지 프로젝트가 있었다. 그 중 한 가지가 게임을 활용한 영어수업이었는데, 소규모로 방학동안 딱 1그룹으로만 운영 중이다. 이제 딱 4회차 수업이 마무리되었는데, 사실 나는 이 수업으로 인한 아이들의 변화가 꽤 충격적이다.






학부모님들이 항상 후기를 전해주셔서 친구들이 집에서 영어로 말을 하고, 글을 쓰는 것은 알고 있다. 다 같이 자막없이 영화를 볼 때면 대사를 설명해주기도 하고, 해외여행을 나가면 통역사 역할을 자처하기도 하고. 그런데 이상하게 학원에서는 영어를 잘 쓰지 않는다.  


그런데, 첫 번째 게임수업을 진행하면서 놀랐던 건, 룰을 설명해주고 옆에서 게임 가이드만 해 줬을 뿐인데, 자기들끼리 게임을 하면서 영어로 대화를 하는게 아닌가!



게임 수업에 영어로 대화해야 한다는 규칙은 없었다. 푸쉬도 없었다. 게임 룰은 모두 한국어로 설명했고, 다만 게임 내 행동을 수행할 때마다 영어퀴즈를 수행해야 하는 형태의 수업이다. 하지만 그 게임을 즐기면서 서로 견제하고, 자기들끼리 영어로 대화하며 웃는 장면은 사실 너무 신기했다.


아무리 영어로 질문하고 말을 걸어도, 단어로만 대답하거나 한글로 대답하던 친구들. 완성된 문장을 내뱉는 게 틀릴까 봐 쑥스러워하던 친구들이 자기들끼리 문장을 내뱉으면서 장난치고 웃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느낀 건,





대답해 줘! 질문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말하고 싶게 만드는 것,

환경을 만드는 일교육에서 진짜 만들어야 했던 거다.




사실 아이들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고 싶어, 부러 영어로 대답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질문을 던져보며 푸쉬했는데..


사실 질문보다 아이들이 먼저 말하고 싶게끔 만들어주는 것.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이었던 거다(그리고 영어로 읽고 말하기가 되도록 실력을 쌓아주는 것).




사람을 성장시키는 건
결국 사람이고, 환경이다.



아, 곰곰히 생각해보면 정말 그렇다.


작년 8월부터 시작해, 달리기를 50번을 했다. 4년 전 발목을 다친 뒤로 내게는 먼 이야기라 생각했던 달리기. 50번을 지속할 수 있었던 건,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 덕분이었다.





매일 달리기를 하며 기세가 좋아지는 친구들을 보며 나도 달리기를 해야겠다 마음 먹었고, 달리기를 할 때마다 응원해주고, 태그해주는 친구들 덕분에 '오늘은 안 되겠는데' 하다가도 운동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나섰다.


그 뿐인가. 생각해보니, 우리 학원에서도 많이 보인다. 혼자 책을 읽을 때보다 친구들과 함께 읽을 때, 아이들은 더 잘 읽고 싶은지 더 큰 소리로 읽는다. 귀엽게도 남학생들은 주변에 여학생이 앉아있으면 자세를 바르게 고쳐 앉고 진-짜 열심히 읽는다.



혼자는 어렵지만,

함께하면 변한다.



어쩌면, 사람의 성장이 어려운 이유는 내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닐지도 모른다. 성장이 고프다면 지금 고민해야할 건 성장하기 위해, 변화하기 위해 어떤 환경에 속할 것인가, 이 질문일지도!


그런 점에서, 나의 성장에 함께해준 수많은 인연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 그리고 부디 그들에게도 내가 그런 인연이었기를.



그리고 이 질문을 바꿔서,

그렇다면 나는 어떤 환경을 만들어주는 교육을 할 것인가?

2024년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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