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휘연 Apr 18. 2024

저는 무슨 반인가요?

덜초급반 지박령이 되고파

한동안 재등록 기간에 등록을 하려고 하면 종종 물어보셨다.

“무슨 반이에요?”

“네…? 제가 반이 있나요???? “


우리 수영장은 강사님들이 많지 않은 관계로,

코로나 겸 리모델링 후 재오픈 당시

강사님 한 명이었다.

그리고 그분이 쭉 우리를 담당했다.

(바뀐 지 얼마 안 됨)

그래서 딱히 내가 무슨 반이다를 고민할 필요도 없었고,

정확히 무슨 반에서 뭘 배운다가 나누어져 있는 체계도 없었기에,

늘 초급반이라고만 생각했다.

심지어 접영을 배우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게 고급반이라는 걸 그제야 데스크 쌤이 이야기해 줘서 알았다.


모든 수영장이 동일하지만 않지만

보통

기초-초급-중급-고급-교정-연수-마스터

로 나뉜다.

이렇게 세부적으로 다 나뉘어 있는 건 아닐 수도 있다.

게다가 어떤 영법으로 얼마나 갈 수 있는지를 나누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어느 영법까지 할 줄 아느냐로 나누는 경우가 많다.

차례대로

아예 처음 하는 기초반

자유형, 배영 조금 초급

자배하면서 평영 들어가면 중급

중급에 접영까지 하면 고급이 된다.

모든 영법을 할 줄 알면 교정반에 가서

여러 가지 드릴을 배우기도 하고

자세 교정도 할 수 있다.

연수반은 많은 게 완성되어 가는 기간이고

원한다면 마스터, 선수까지 가는 거다.


이렇게 세세하게 나뉘는 것도 한참 뒤에 알았고,

마스터가 있는 곳이 따로 있다는 것도 그 후에 알았다.


——————

구립이나 공립 시설의 경우 이런 체계가 명확해서

신청 자체를 신경 써서 해야 하지만,

내가 다니는 곳은 사설이라 널널할 뿐만 아니라

이렇게 분명한 체계로 나뉘어 있는 게 아니다 보니

늘 내가 무슨 반인지 헷갈렸다.

매 달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저절로 레인을 옮기게 된다.


어쩌다 보니 세 번째 레인에 상주(?)하게 되며 우리는 무슨 반일까 고민했다.

“우리는!!

왕초보, 초보, 그다음 반이니까 덜 초보반!!”

그래 그래 우리는 덜초보반 ㅋㅋㅋㅋㅋ

내 말에 강사님 그렇게 공감하실 것까지야!!! ㅋㅋㅋㅋㅋ


반이 중요하진 않지만,

종종 무슨 반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난감해진다.

접영까지는 할 줄은 알아요,라고 얼버무리지만 ㅋㅋ


운동으로 하는 수영이라

무슨 반인지, 내가 얼마나 뛰어난지를 겨룰 필요는 없지만

내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건

운동하는 데 활력소가 될 테니,

확인해 보는 것도 재밌을 듯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강사님, 손 한 번만 잡아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