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초급반 지박령이 되고파
한동안 재등록 기간에 등록을 하려고 하면 종종 물어보셨다.
“무슨 반이에요?”
“네…? 제가 반이 있나요???? “
우리 수영장은 강사님들이 많지 않은 관계로,
코로나 겸 리모델링 후 재오픈 당시
강사님 한 명이었다.
그리고 그분이 쭉 우리를 담당했다.
(바뀐 지 얼마 안 됨)
그래서 딱히 내가 무슨 반이다를 고민할 필요도 없었고,
정확히 무슨 반에서 뭘 배운다가 나누어져 있는 체계도 없었기에,
늘 초급반이라고만 생각했다.
심지어 접영을 배우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게 고급반이라는 걸 그제야 데스크 쌤이 이야기해 줘서 알았다.
모든 수영장이 동일하지만 않지만
보통
기초-초급-중급-고급-교정-연수-마스터
로 나뉜다.
이렇게 세부적으로 다 나뉘어 있는 건 아닐 수도 있다.
게다가 어떤 영법으로 얼마나 갈 수 있는지를 나누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어느 영법까지 할 줄 아느냐로 나누는 경우가 많다.
차례대로
아예 처음 하는 기초반
자유형, 배영 조금 초급
자배하면서 평영 들어가면 중급
중급에 접영까지 하면 고급이 된다.
모든 영법을 할 줄 알면 교정반에 가서
여러 가지 드릴을 배우기도 하고
자세 교정도 할 수 있다.
연수반은 많은 게 완성되어 가는 기간이고
원한다면 마스터, 선수까지 가는 거다.
이렇게 세세하게 나뉘는 것도 한참 뒤에 알았고,
마스터가 있는 곳이 따로 있다는 것도 그 후에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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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립이나 공립 시설의 경우 이런 체계가 명확해서
신청 자체를 신경 써서 해야 하지만,
내가 다니는 곳은 사설이라 널널할 뿐만 아니라
이렇게 분명한 체계로 나뉘어 있는 게 아니다 보니
늘 내가 무슨 반인지 헷갈렸다.
매 달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저절로 레인을 옮기게 된다.
어쩌다 보니 세 번째 레인에 상주(?)하게 되며 우리는 무슨 반일까 고민했다.
“우리는!!
왕초보, 초보, 그다음 반이니까 덜 초보반!!”
그래 그래 우리는 덜초보반 ㅋㅋㅋㅋㅋ
내 말에 강사님 그렇게 공감하실 것까지야!!! ㅋㅋㅋㅋㅋ
반이 중요하진 않지만,
종종 무슨 반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난감해진다.
접영까지는 할 줄은 알아요,라고 얼버무리지만 ㅋㅋ
운동으로 하는 수영이라
무슨 반인지, 내가 얼마나 뛰어난지를 겨룰 필요는 없지만
내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건
운동하는 데 활력소가 될 테니,
확인해 보는 것도 재밌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