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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Nov 20. 2019

07. 내가 이렇게 바보였던가

발레는 모두를 하향 평준화 시켰다.





보통 초급반 수업은 매트 운동, 양손바, 센터로 나누어진다. 학원에 따라 과정은 조금씩 다르다. 매트를 안 하는 곳도 있고, 바 수업을 안 하거나 처음부터 한 손 바를 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튼 매트 운동 후 본 수업에 들어가면 생전 처음 듣는 용어와 동작들의 시작이다. 심지어 발레 용어는 불어로 되어 있다. 영어도 불편한 마당에 불어라니…. 팔과 다리는 따로 놀고 몇 초전에 들었던 순서가 음악이 나옴과 동시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이렇게 바보였던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하지만 나만 그런 것은 아니다.     

대부분 성인 취미생들은 비슷하다. 물론 종종 잘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은 그렇다.     

재미있는 것은 퇴근 후 수업을 들으러 오시는 분들이 다들 자기 전공과 직업에서는 매우 뛰어난 분들이라는 거다.      

하지만 발레 클래스 안에서 전공 불문, 나이 불문, 직업 불문이다. 같이 수업을 들었던 분들 중 교수님도, 예술가도, 대표님도, 박사님도 계셨지만, 왼발, 오른발 헷갈리기 일쑤, 생전 처음 접해 보는 발레 클래스 안에서는 비슷한 수준으로 평준화됐다.                

모두 같은 눈빛으로 아름답게 시범을 보여주는 선생님을 감탄하며 쳐다본다.     

그러면서 끈끈한 동질감도 느끼고 우리만의 동지애도 생겼던 것 같다.                                             







초급반 수업을 듣던 중 중급반과 고급반 수강생들의 수업을 스쳐지나 듯 볼 수 있었다.      

감히 내가 범접할 수 없을 포스와 느낌이 있었다. 고급반은 아예 다른 부류의 세상 같았다.      

같은 취미반이었지만      

과연 내가 저 단계까지 가는 날이 올까 싶었다.      

쫙쫙 찢어지는 다리, 한 손 바, 내가 모르는 다양한 동작들의 콤비 등 저 반은 선생님도 괜히 무서워 보였다.               

하지만,

위 단계는 일단 접어두고 우선은 지금 하는 거라도 잘 하자.     


아직 앙디올, 앙드당도 헷갈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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