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십자가 '집안' 싸움
팀킬.. 언제쯤 끝날까?
퇴근길 지하철에서 SNS를 보는데 대한민국에 한 유명한 원로목사님께서 "이중직" 목회자들에 대해 말한 쓴소리와 관련된 기사와 함께 달린 댓글을 보게 되었다.
대형 출판사를 가지신 큰 교회 목사님께서 목회에만 전념하지 못하고 다른 직업을 가지면서 사역을 하는 목회자들에게 경제적 개념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말이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었다.
수백 개의 댓글들은 대부분 그 목사님을 비판하는 글들이었다. 작은 교회를 사역하면서 스스로 생계를 해결해야 하는 목회자들의 비판적 댓글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마치 재벌 2세가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왜 이렇게 열심히 일을 하냐고 말하는 것만 같은 상황으로 받아들여지는 그분의 말에 분노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 목사님의 발언을 지지하는 댓글들도 보인다. 사실 그분이 하신 말씀이 다 틀린 말은 아니라고 본다.
안타까운 것은 댓글을 남기는 사람들끼리 가지는 논쟁이었다. 심지어 어느 목사님이 남긴 비판의 댓글에는 해당 목사님을 알고 있는 지인이 대댓글을 남기면서 댓글을 남긴 목사님을 비판하였다.
서로의 생각이 다르고 입장이 다른 것이 존중이 아닌 논쟁이 되는 세상. 너무 안타깝다.
이번 8월 50여 명의 청년들을 데리고 3박 4일 원주민 청소년 캠프를 진행한다. 밴쿠버지역 10여 개 교회에서 모인 청년들과 20여 개 원주민 마을/민족에서 보내는 300명의 원주민들과 함께 가지는 캠프다.
교단이 다르고 서로 살아온 신앙의 환경이 다르다 보니 이 50여 명의 청년들이 가진 신앙관도 다르다. 그래서 매번 선교를 준비하다 보면 청년 봉사자들 안에서의 갈등도 종종 보게 된다.
다양한 관점의 창조론, 예정론과 자유주의, 심지어 번영신앙과 복음신앙까지.. 이 청년들 덕분에 나도 지난 몇 년간 참 많이 배웠다.
2주 전 선교 훈련 킥오프를 하면서 청년들에게 한 가지 당부한 것이 있다. 틀린 것은 바로 잡아야 하지만 다른 것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자는 것이다.
평신도인 나에게는 신학의 깊이보다는 신앙의 깊이가 중요하다. 그래서 신학의 깊이와 철학적 주관 그리고 거기에 가미된 정치적 성향들이 가져오는 기독교인들의 집안싸움을 보고 있으면 성도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만 더 할 뿐이다.
언제쯤 우리 기독교인들은 비판을 멈출 수 있을까? 비난하고자 하는 이에게 돌멩이를 던지기보다는 그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포용할 수는 없는 것인가?
신학의 깊이가 없는 성도이기에 가질 수 있는 낭만적인 기대인 것일까?
세상과 맞서 싸워야 할 것들도 산적한데, 적어도 우리끼리 팀킬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물론 지금 이 내 생각도 비난보다는 존중받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