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고향을 찾은 이유는 시제
모시는 날이기 때문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의식이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고향집에 더 이상 아무도 살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제는 현실로 받아들여졌다.
문이 닫힌 집은 생각보다 빠르게
'기억의 장소'로 바뀐다.
사람의 온기가 사라진 공간은 기능을
잃고, 시간만 머무는 장소가 된다.
오빠는 고향집을 매도할 생각이라고
했다.
현실적인 판단이다.
유지·관리 비용, 활용도 등을 고려하면
비어 있는 집을 오래 두는 것은 쉽지
않다.
집은 일반적인 자산이 아니라
시간과 관계가 축적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이 결정은 감정과 맞닿아
있었다.
고향집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지만,
더 이상 ‘온기가 있는 집’은 아니었다.
문은 닫혀 있고, 마당은 조용했다.
사람이 떠난 집은 생각보다 빠르게 낡고,
시간을 잃는다.
시제를 마친 뒤 가족들은 충북 괴산으로
이동했다.
지인의 세컨드하우스에서 하루를 묵기로
했다.
황토벽의 세컨드하우스는 크지 않았지만
효율적으로 설계되었다.
최근 주거 흐름에서 나타나는 특징과
맞닿아 있는 곳이었다.
공간의 최소화,
기능의 집중,
관리의 용이성,
즉, ‘작지만 충분한 집’이라는 개념이
깃든 불필요한 면적보다 생활의 질을
높이는 구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다음 날, 가족들은 근처의 산막이옛길을
찾았다.
이 길은 호수를 따라 조성된
'수변 트레킹 코스'였다.
전체 길이는 약 4km 내외, 비교적
완만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현장에서 느낀 인상은 ‘걷기 좋은 길’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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