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두스는 작은 성곽 도시다.
고대 로마 시대 ‘오피둠(oppidum)’에서
시작된 이곳은, 이름 그대로
포르투갈어로 ‘성채’를 뜻하는 도시다.
그래서인지 이곳의 시간은 늘 성벽 위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비가 내렸다.
돌로 쌓은 성곽길은 빗물에 젖어 더
단단해 보였고, 발걸음마다 오래된
시간의 향기가 느껴졌다.
성벽 위를 따라 걷다 보면, 이 도시는
누군가의 삶이 켜켜이 쌓인 공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한다.
성 안으로 들어서면 아기자기한
작은 동네가 펼쳐진다.
하얀 벽에 색색의 꽃이 걸려 있고,
좁은 골목 사이로 상점과 카페가
이어진다.
기념품 가게에는 오래된 이야기를
닮은 물건들이 소리 없이 놓여 있고,
카페에서는 빗소리를 배경으로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이곳에서는 서두를 이유가 없다.
성벽은 오래 기다리는 법을 알고 있고,
골목은 돌아가는 길을 기꺼이 내어준다.
비를 맞으며 걷는 순간조차 풍경이 된다.
오비두스는 그렇게,
한 번 스쳐 지나가는 도시가 아니라
머무는 동안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곳이었다.
https://suno.com/s/Sy8uCzfcHWAV6PWJ
작사:콩새작가
작곡:수노
1
비 내리는 오비두스 골목길 위에
젖은 돌길 따라 기억이 번진다
하얀 벽 사이 꽃들은 고요히 웃고
작은 창문 너머로 시간이 흐른다
성벽 위에 서서 바람을 맞으면
멀어진 날들이 다시 다가온다
걷는 발걸음마다 오래된 이야기
조용히 나를 불러 세운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그리움 하나
나자레 바다 끝에 닿을 때까지
흐르는 이 길 위에 나를 맡기면
삶은 다시 빛으로 번져간다
비에 젖은 이 순간조차도
사라지지 않을 장면이 되어
나는 지금, 이 길 위에서
나를 다시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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