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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새작가 May 18. 2024

와인파티에서 슈링크플레이션을 논하다

 친구 남편이 출장을 갔다.

덕분에 오랜만에 전원주택에 사는 친구집에서 와인파티를 하기로 하였다.

친구집에 도착하니 제일 먼저 길냥이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구는 와인파티에 필요한 것들을 세팅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봉지에 들어있는 스낵을 내 놓으면서 "이 과자는 와인 안주로 좋은데 너무 조금 들어 있어서 속상하다."라고 투덜거렸다.

나도 좋아하는 맛있는 치즈볼이었다.

꺼내놓으니 치즈볼의 양이 생각보다 적었다.

"물가가 오르더니 양을 줄였나 봐."라고 하였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연간 소비자 물가지수는 3.6%가 올랐다고 발표하였다.

이 정도로 올랐으면 소비자가 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하면서 채감하물가는 씬 많이 오른 것처럼 생각된다.

전체적으로 재료비가 계속 상승하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가격을 올리면 매출이 하락되므로 바로 가격을 올리는  쉽지 않다.

그래서 과자공장에서 생각해 낸 것은 기존 제품의 가격은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는 방법을 생각한다.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만 줄이므로 사실은 가격을 올린 것과 마찬가지다.

본질은 과자의 양을 줄이는 대신 봉지 안에 질소를 가득 채워서 빵빵하게 하고 겉으로 볼 때 소비자들은 중량이 줄어들었는지 잘 모르는 것이다.

기업은 손해 볼 것이 없고, 소비자만 우롱당하는 꼴이다.

이렇게 양은 줄이고 봉지만 팽팽하게 만들어진 과자를 '질소과자'라고 부른다.

과자를 소비하는 층은 대부분 아이들이므로 이런 행위를 하는 자는 결국 '동심 파괴자'.

아이들은 과자를 살 때 평소에 먹어 본 익숙한 맛을 찾는다.

그래서 포장지가 같으면 의심 없이 구입하는 것이다.


 

 줄어들다는 뜻의 'Shrink'와 'Inflation'을 합친 '슈링크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경제학에서 가격 인상의 대안으로 자주 사용하는 방식으로 영국의 경제학자 Pippa Malmgren창안해 낸 경제용어였다.

제조업계에서 인플레이션 상황이 되면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성분을 변경하거나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

그러나 가격인상이 되고 성분이 변경되면 고객이 이탈될  뻔하므로 다음 상황은 생각하기도 싫어진다.

그래서 고안하기를 제품의 용량을 줄여 소비자는 눈치채지 못하게 질소를 충전하여 포장의 효과는 그대로 살려 두었다.

물건은 계속 잘 팔려 소비는 촉진되며, 매출은 그대로 올릴 수 있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의 양이 달라지는 것보다는 가격변동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월급이 오르면, 실제로는 소득이 오르지 않았는데도 돈을 더 벌었다고 착각을 한다.

기업은 이러한 소비자의 소비성향에 맞춰 제품의 가격 인상을 선택하기보다는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매출에 대한 의지를 높이는 것이다.

기업은 위험부담이 적기 때문에 꼼수를 부린다.


 친구들과 분위기 좋은 밤에 소비자는 손해를 보면서도 알지 못하는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에도 불구하고 치즈볼은 여전히 맛있었고, 로제와인 안주로 그만이었다.

로제와인은 번개가 혀에 닿은 듯한 충격이 아니라 달콤함이 혀를 적시며 입속 가득히 향이 퍼졌다.

술에 취하는 건 어떤 술이나 똑같다.

길냥이는 잠을 재촉하는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우리는 슈링크플레이션을 비롯하여 다양한 이야기로  담소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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