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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새작가 May 13. 2024

어느 가족의 외식


 휴일이다.

휴일에는 어떤 계획을 세워야만 될 것 같고, 점심은 꼭 밖에 나가서 먹어야 하는 것 같다.

'남이 해주는 밥은 무조건 맛있다.'는 개념은 나의 믿음이다.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에 왔다.

내가 앉은 옆 테이블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시고 온 아들 부부와 유모차에 있는 어린 아기 이렇게 다섯 식구가 식사를 하러 왔다.

젊은 부부는 아이 낳은 지 얼마 안 된  같다.

직업상 습관적으로 유모차 안을 들여다보며 눈을 맞추면서 '깍꿍'을 해본다.

브라이언은 이런 나의 모습을 끔찍하게 싫어한다.

젊은 부부는 낯선 여자가 자기 아이에게 아는 척하는 것이 싫을 수 있다고 충고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내가 아기를 보면서 아는 척하는 것은 거의 본능이다.


 4인용 테이블에 아이의 유모차를 놓을 공간이 좁자 우리 테이블에 유모차를 놓아도 되는지 종업원은 양해를 구했다.

sure!

물어보나 마나다.

옆테이블에 앉은 은 부부는 어버이날 기념으로 어머니와 아버지께 점심을 사주기 위해 모시고 온 듯보였다.

어머니는 "우리 아들이 점심을 사주니 행복하다."라고 말하며 즐거움을 표현하였다.

아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은 한없이 흐뭇해 보였다.

아들은 부모님이 드시는 반찬을 살피면서 셀프코너에 가서 부족한 반찬을 계속 날라다 어머니 앞에 가져다 놓았다.

나는 아들의 그런 모습을 계속 곁눈질하면서 바라보았다.


 아들은 수시로 유모차 안에서 칭얼거리는 아기를 들여다보면서,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먹고 있었다.

아들은 밥을 물 마시듯이 먹었다.

아버지께는 소주 한 병을 시켜드리면서 며느리를 가리키면서 "이 사람도 소주 잘 마셔요. 아버지."라고 말한다.

첫 잔을 아버지께 따라 드리고, 그의 아내에게도 따라 주었다.

그리고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대작을 하게 하였다.

아들은 운전을 해야 하므로 며느리가 대신 시아버지와 대작을 하게 하는 것 같다.

시아버지는 식사하면서 며느리의 빈 잔을 채워 주셨다.

그 모습도 좋아 보였다.




 

 허겁지겁 점심식사를 마친 아들은 칭얼거리는 유모차를  끌고 밖으로 나간다.

시아버지와 며느리는 대작을 하면서 계속 식사를 하였다.

나는 시어머니 얼굴을 보았다

유모차를 끌고 나가는 아들을 말리고 싶어 하는 듯 보였다.

어머니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입꼬리에 힘을 주었다.

어머니의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의 일처럼 보이지 않았다.

옆 테이블의 시부모님은 모두 인상도 좋아 보이고, 며느리도 조용하고, 아들 또한 착하디 착해 보였다.

여성의 시대다.

아이를 낳아 키우기 위해 아버지가 육아휴직을 하는 시절에 누가 먼저 아이를 돌봐주면 어떠하리........

젊은 사람들이 아이 많이 낳아서 잘 키웠으면 좋겠다.

그 옆에서 잘 도와주는 부모님이 계신다면 금상첨화일 것이고,

어린이집에서는 영유아의 신체, 정서, 언어, 사회성, 인지적 발달을 도모하면서 선과 악을 구별할 줄 알고, 옳고 그름을 잘 판단할 수 있는 어린이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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