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마 장윤석 Mar 31. 2024

WHY SO SERIOUS 왜 진지하겠어요

바람과물 3호 장혜영 이소연 장윤석 정담

저번 대선을 앞두고 바람과물 3호에 소연과 혜영 님과 실었던 정담이 있다. 그날 처음 갔던 국회는 회색이었지만, 국회 동지 장혜영의 온기에 나오는 길은 무지갯빛이었던 것 같다. 다시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는 우리를 위해 공유해본다. 


사람은 누구나 사람에게 은혜를 입는다. 기후 활동가와 연구자 사이에서 살아오며 혜영 님께 은혜를 입었던 순간들이 있다. 녹색당의 단식농성장을 지킬 때, 청년기후긴급행동의 두산 앞 집회 때. 혜영 님은 한차례 거절 않고 시간 내어 함께해 주셨다. 그리고 기억에 선명한 한 장면이 있다. 2021년 국회에서 기후기본법이 통과되던 날의 새벽,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입법안에 그 정치인들이 결국 '녹색성장'을 명시하던 그 와중에 혜영 님은 마지막 발언을 남겼다. 농성장에서 국회방송 생중계를 보며 광장과 국회의 언어가 가진 간극에 가슴 깊이 절망했지만, 동시에 참 감사했다.


국회의원 장혜영은 그 이후로도 기후국감을 이어가며 기후정치의 걸음을 걸어갔다. 국회의원 한 명이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그렇지만 그 한 명이 해낼 수 있는 것이 그렇게 많았다는 건 생각할수록 놀랍다. 아마 장혜영 의원이 없었다면 우리는 앞으로의 기후정치에 더 많은 고비를 넘어야 하지 않았을까. 장혜영 국회의원이 있던 그 4년을 나는 계속 기억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국회 동지 혜영을 절실하게다시 보고 싶다.   


그때의 인터뷰에서 혜영 님은 정치는 참 모르겠지 않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모르겠어”라는 말에는 아주 작은 날개가 달려 있어서, 그 날갯짓으로 사람들의 심정 아주 깊은 곳부터 우주 밖에 정말 광활한 우주까지 왔다 갔다 할 수 있대요. 저는 두려운 게 많은데, 두려운 게 많은 건 사실 모르는 게 많다는 뜻일 거라고 생각해요. 두려움을 인정하는 것도 사실 두려운 일이죠. 근데 “그래! 나 모른다!”라고 얘기하고 났을 때 생기는 자신감이 있어요. 그럼 지금부터 알아가면 되지, 로 나아가는 딱 그만큼의 한 스텝."


모르겠다는 솔직한 말에 달린 날개가 다음 스텝을 이끈다는 이 말에 힘입어 지난 몇 년을 걸어온 게 아닐까. 다시 솔직하게 아무것도 모르겠는 정치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그리고 역시나 모르겠지만, 그 가운데에서 그는 아는 것들을 붙잡고, 인연을 맺은 이들과 이야기를 껴안고 다시 거리에 나선다. 생각 많은 둘째 언니가 마포에서 함께 선거를 축제로 만들어가기를. "마포 종점" 선거송을 꼭 들어보기를.


참, 기후정치를 담을 이번 바람과물 11호에는 대기과학자에서 기후후보가 된 조천호 선생님의 이야기를 담는다. 정담의 가제는 <인간 조천호 "인생 몰라">, 많이 기대해주시길!


정성과 평화 담아

윤석 드림

작가의 이전글 죽음과 살림의 학문, 생태경제(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