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유랑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마 장윤석 Oct 18. 2024

2024.10.18 상담일지

더할 나위 없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상담을 들어가기 전에. 오늘 무슨 말을 할 지 모르겠다. 너무 좋은 것 하나는, 요새 마음에 근심이 없구나 하는 것이다. 잘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잔뜩이고 하고 왔다. 그 마음을 잘 살려나가고 싶다.어쩌면 그런 점에서 나의 마음에 더이상의 한은 없다. 지난 일년간 애도의 전 과정을 본 듯한 느낌이다.


(상담에서 나오고) 이제 상담을 마칠 때가 온 것 같다. 나도 알고 상담사님도 알았다. 일년이 조금 넘게 이어져온 이 상담의 행로가 이렇게 다다른다. 항상 처음에 여쭈시는 물음, 지금 마음은 어떠신가요? 에 나는 조금 생각을 하고서는 더할나위 없는 것 같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담님은 답으로 아 그건 제 표현으로 더도 말고 덜도 마는 그런 느낌인가요? 하고 물었다. 그런 것 같았다.


처음에 잔뜩 날이 서도 한이 서렸던 마음들이 시간을 거쳐 무뎌지고 순해지는 것이 신기하다. 이 시간의 흐름이 원망스러웠던 것도 적지 않으나, 감사하기도 하다. 숨이 잘 안 쉬어지고 뭔가 한이 드글거리는 그때의 마음으로는 평생을 살 수는 없을테니까. 내 몸과 마음의 변화가 많은 것을 설명해준다.


이 상담의 과정을 잘 기록해서 나에게도 그리고 우리에게도 두고두고 잘 소화할 수 있는 이야기로 구성해보고 싶다.


현기 스님이 삶이 참 순례 같다고, 이제야 그걸 알게 되었다고 하신 말이 참 좋았다. 이 가르침에 촉촉히 젖어가는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느 환대의 기억(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