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스윙 탐구생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개념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CSR은 다국적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끼치기 시작하고, 그에 따라 인권, 환경 등의 문제에 여러 기업이 연루되면서 기업에 대한 사회적 제재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대두된 개념이다. 기존에 이윤 추구만을 제1의 목적으로 했던 '기업'이 여러 사회 문제의 원흉으로 지적되면서, 인권, 노동, 지역사회, 환경, 소비자, 지배구조, 공정운영 등과 같은 이슈에서 더 이상 자유롭지 못하게 된 것이다.
조지아대 Archie B. Carroll 교수는 CSR의 4단계를 위와 같이 개념화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경제적 책임, 법적 책임, 윤리적 책임, 자선적 책임으로 구성되고, 위쪽으로 갈수록 높은 단계의 책임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그중에서 ‘자선적 책임’이 유독 강조되고 있지만 4단계 모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전통적으로 강조되었던 경제적, 법적 책임 이외에 윤리적, 자선적 책임을 다함으로써 기업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최근에는 기업과 사회에 공통되는 가치를 창출한다는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 개념이 유행하고 있고, CSV가 CSR의 진화 형태라는 견해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는 CSR을 '기업의 사회 공헌' 측면에 한정한 논의이다. CSR의 4단계 중 유독 '자선적 책임'만을 CSR로 보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 현진권 소장은 기업의 이윤추구와 사회책임은 상호 충돌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CSR은 더 이상 자선이 아닌 기업의 투자행위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지속가능한 경영은 크게 두 가지를 의미한다.
첫 번째로 환경, 사회, 인권과 같은 분야에서 책임을 다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경영을 할 수 있다. 기업이 환경오염, 노동착취와 같은 문제를 신경 쓰지 않는다면 여러 가지 사회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그 사회는 지속가능할 수 없다. 두 번째로 위와 같은 활동을 통해 ‘(기업 자체가)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공정하지 않은 방식으로 생산된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사회는 그런 기업들을 좌시하지 않는다. 따라서 소비자와 임직원, 사회를 고려하지 않는 경영은 지속될 수 없다. ‘옥시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이다(옥시 가습기 살균제의 성분이 폐질환을 일으켰다는 정황에 따라 소비자들이 불매 운동을 벌였다).
‘엔젤스윙’은 CSR에 기반한 회사이다.
엔젤스윙은 처음부터 드론으로 네팔 지진 피해 지역을 촬영하여 구호와 피해복구를 돕겠다는 목적을 가진 대학 모임(창업실습론 수업에서 구성)에서 시작했고, 이후로도 서울대학교 글로벌사회공헌단과 함께 쪽방촌 드론 매핑 활동을 하며 기업으로 발전해 왔다.
‘엔젤스윙’에 CSR의 선순환 구조를 적용할 수 있다.
엔젤스윙 역시 회사이기 때문에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한다. 드론으로 제작한 지도를 건설, 농업, 연구, 홍보 등에 적용함으로써 수익을 얻고자 한다. 현재는 촬영한 지도를 웹서비스 형태로 제작하기 위한 개발 작업이 한창이다. 스타트업이다 보니 적은 인원으로 회사에 필요한 여러 가지 일을 하느라 항상 분주한 편이지만 주말과 같은 여유 시간을 이용해 서울혁신파크와 함께 쪽방촌 화재 대피 지도 제작 및 소방교육을 추진하는 등 지역사회를 위한 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주요 사업 아이템인 드론을 이용해 지역사회를 위한 일을 하고, 일을 하면서 회사 홍보효과를 누리고,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이윤을 기대하여 그 수익으로 다시 사회를 돕는 선순환 구조이다.
이는 '보여주기 식' CSR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몇몇 기업들은 ‘보여주기’를 목적으로 명절 때 지역 임직원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방학 때 현지 법인 근처로 대규모 해외봉사단을 파견한다. 물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좋은 일이지만, 기업의 핵심역량과 크게 관련이 없고 일회성 행사에 그치기 쉽다는 한계 또한 명확하다. 사회의 요구에 따라 의무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그저 한 페이지를 봉사활동 사진으로 장식하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하지만 엔젤스윙은 "혁신기술을 모두에게(Innovative Technology as Solution)"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전문적이고 지속가능한 CSR을 추구한다.
우선 기업의 핵심역량인 ‘드론 매핑’을 활용하여 지역사회를 돕기 때문에 훨씬 전문적이다. 최근 청주에 수해가 발생했을 때도 신속하게 매핑을 하여 도움을 주고자 했다. 또한, 필요에 따라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제공할 수 있다. 이번 쪽방촌 리빙랩 사업에서도 예전 지도를 업데이트하고 있고, 단순히 지도를 기부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역사회 협력하여 소방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진정한, 지속가능한 도움을 주고자 하고 있다.
‘엔젤스윙’은 모범적인 사례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비록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여러 가지로 형태를 갖추어 가고 있는 단계이지만, CSR을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잠재력이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네팔 지진 피해 지역을 돕겠다는 기업의 시작이 그랬고, 이윤 추구를 하면서도 꾸준히 리빙랩 프로젝트와 같은 활동으로 지역사회를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 그렇다. 또한, 앞으로 환경오염 모니터링을 통해 사회를 돕는 동시에 수익을 얻으려는 계획도 있다. (이미 북극에 인접한 노르웨이 지역의 식생을 촬영하여 연구를 도운 경험이 있다.) 이러한 활동들은 고스란히 ‘엔젤스윙’의 홍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고 그로 인해 얻어진 더 많은 수익은 또 더 좋은 서비스와 다양한 활동을 하는 데에 사용될 것이다.
by S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