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더군다나 이라크가 미국에 이란의 미군기지 공격에 관한 사전 정보를 전달했고, 미국 백악관은 이란의 공격 3시간 전에 대책회의를 했다는 외신보도도 나오고 있고, 결정적으로 미국인 사상자가 없었고, 경제제재와 함께 새로운 핵 합의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하는 것으로 볼 때, 최근 분쟁은 전체적으로 상당 부분 의도된 것으로 보임.
이란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외신 등을 바탕으로 정리를 해보자면,
(1) 죽은 카셈 솔레이마니는 이란 핵개발을 주도하던 인물로 현재 온건파인 이란 대통령인 하산 로하니의 정적.
하산 로하니는 영국에서 석박사를 받아서 서구문물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인사고, 이란 핵협상 대표를 맡았을 만큼 온건 성향의 인물. '경제재제 해제'를 가장 우선시한다고 알려짐. 정치적으로 볼 때, 솔레이마니의 죽음은 로하니에겐 썩 나쁘지 않은 상황. 어쨌든 정적이자 강경파인 라이벌이 사라졌기 때문.
미국의 공격에 어디까지 사전 교감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로하니는 트럼프의 의도를 충분히 파악하고 움직이고 있다고 봄. 때문에 트럼프 역시 공격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것.
특히, 이번 미사일 공격의 경우 미국인 사상자가 없고 미국의 피해는 경미한 수준이라는 것을 볼 때, 이란도 경고차원에서 쏜 것이지 싸우자고 쏜 것은 아닌 것으로 해석하는게 타당.
(2) 이란의 경미한 대응과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으로 볼 때, 미국이나 이란이나 추가적인 군사대응은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임. 직접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추락했기 때문인데, 이 사안은 누구도 예상을 못한 돌발상황이라는게 지배적 의견. 블랙박스를 미국에 제공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이란의 발표로 볼 때, 이란내 강경파가 벌인 소행도 의심해 볼 수 있음.
(3) 이란의 전반적인 군사력을 고려하면 미국과의 전쟁은 억측.
첫째, 중국이나 러시아, 다른 중동국가들의 협조를 받기가 불가능(이들 모두 이란과 미국의 충돌에 개입을 꺼려하는 상황). 분쟁이 고조되어 유가가 오르면 이란산 원유에 의존하는 중국은 직격탄이고, 산유국 러시아는 반사적인 이익을 보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
둘째, 여타 중동국가들이 이란을 도울 가능성도 전혀 없음. 이라크정부 역시 이란이 시아파 군벌을 지원하는 걸 못마땅해 하고 있는 상황이고, 여타 중동국가들은 수니파라서 원수지간과 같아 이란 단독으로 미국과 무력전을 전개할 여력이 없기도 함.
(4) 상황적으로 트럼프는 상징적인 수준의 미군만을 중동에 남겨둔채 철수하고 싶어했는데, 최근까지 이란은 후티반군을 부추겨 계속 사우디를 공격해왔음. 지난 9월 아람코 공격도 이들의 소행. 미국이 나서서 이란 강경파 핵심 인물을 제거함으로써 중동지역의 안정을 도모하려 했던 것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이란내 온건파 역시 정치적으로 그런것을 바랐을 수 있음.
솔레이마니 같은 시아파 강경파는 지속적으로 사우디나 미국을 끌어들여 분쟁을 유도하고 그것을 이용해 IS의 공백지역인 이라크에 친이란 시아파 군벌을 양성하여 궁극적으로는 이라크를 먹으려고 하고 있는데, 그냥 미국이 손을 떼고 물러나면 분쟁을 유도할 수 없어 미국을 개입시키기 위한 테러 등을 언제든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이 있었음.
미국의 이번 작전은 그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보이고, 지금 이란의 행동은 자국내 강경파들을 달래기 위해 이란대통령이 치르고 있는 이벤트들이어서 트럼프도 이해하고 넘어가는 그런 모양새.
시장에서 미-이란 갈등 사안은 이미 수면 아래로 잠기고 있는 중. 빠르게. 가장 먼저 국제유가는 전일 대비 -4.9% 급락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