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omberg Economics
사우디가 석유시장에 치킨게임을 선언했다. 러시아와의 감산 합의가 불발로 돌아감에 따라 시작된 전쟁이다. 이로인해 하루만에 국제유가는 20% 이상 폭락하며 위기감을 증폭시켰다.
사우디의 선전포고의 내용은 이러하다.
사우디는 다음달부터 산유량을 하루 1000만 배럴 이상으로 증산하고, 유럽 시장에서는 러시아 석유를 견제하기 위해 20% 수준의 대대적 할인에 나설 전망이다. 일각에 따르면, 사우디 산유량이 최종적으로는 하루 1100만 배럴을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2월 사우디가 약속한 하루 970만배럴 수준의 산유량에 비해 최대 하루 200만배럴 가까이 증산하는 것이다.
또한, 사우디는 조만간 러시아를 겨냥한 석유정책들을 발표할 예정에 있다. 우선 러시아의 핵심 석유판매 시장인 북서유럽 진출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4월 북서유럽 시장에 진출하면서 러시아 석유를 대체하는 수요 확보를 위해 3월 가격보다 배럴당 8달러 넘게 깎아주는 파격적인 가격할인도 병행할 예정이다. 미국시장에서도 4월부터는 3월 대비 배럴당 7달러 정도, 그리고 아시아 시장에서도 배럴당 4~6달러 할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가격할인 폭이 배럴당 몇 센트 수준이거나 기껏해야 1~2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파격적이라 할 수 있다. 사우디가 증산에 이어 가격할인에 나서면 걸프만의 사우디 동맹인 UAE와 쿠웨이트 역시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공급 주도의 유가 하락은 글로벌 경제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여 비즈니스의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의 주머니를 채워 준다.
하지만, Bloomberg Economics에 따르면 이번에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1. 석유 생산업자들은 여전히 힘겨워질 테지만, 유가전쟁을 일으킨 사우디는 높은 생산원가를 유지해야 하는 경쟁자들을 압박함으로써 장기적인 이익을 취할 수 있다.
2. 단기적으로 소비자는 비용이 절감되며 이익을 볼 수 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shut-down이 발생한다면 그들이 에너지 관련 지출을 절감한 만큼 다른 지출로 전환할 동기나 기회가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각 국별 GDP에서 차지하고 있는 석유 순수입 비중.
(참고)
3. https://www.bloomberg.com/graphics/opec-production-targets/?itm_source=in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