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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저슷두잇 Apr 19. 2020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미국정부와 연준의 조치에 대하여

1차 경기부양책 + 2차 금융지원책의 구조와 우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당국에서 취한 조치는 현재까지 크게 두 가지였다. 1차로는 지난 3월말 트럼프 행정부가 준비했던 2.2조 달러의 경기부양책이었고, 2차는 지난 4/10에 발표한 2.3조 달러의 금융지원책이었다. 이 두가지 긴급조치는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시장 안정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되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2.2조 달러의 경기부양책은 소규모 기업에 대한 대출과 보잉 등 급작스럽게 위기에 처한 주요 미국기업에 대한 지원금, 그리고 가계에 직접 주는 현금, 소득세 면제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중 주목해야 할 것은 그 가운데 포함되어 있던 4,540억 달러인데, 그것이 바로 4/10 발표했던 2.3조 달러의 금융지원책을 구조화시키기 위한 자금이기 때문이다.


우선, 연준의 QE(양적완화)가 작동하는 원리는 정부가 발행하는 장기국채나 정부보증의 MBS를 사들여 금리를 누름으로써 낮은 시장금리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연준은 중앙은행으로써 국채는 매입을 할 수 있어도 민간 회사채를 살 수가 없기 때문에, 이번 사태와 같이 금융시스템이 망가진 경우가 아니라 바이러스 확산에 의한 실물경제가 망가진 경우 대응하기 어렵게 된다. 때문에, 긴급자금이 필요한 실물경제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구조화된 지원책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찾아낸 답은 2.2조 달러의 경기부양책 중 4,540억 달러를 준비해 1차적으로 1,950억 달러를 자본금으로 민간 금융지원을 위한 SPV를 설립하여 이 정부출연 SPV에 연준이 대출해 줌으로써(leverage 10배: 부도율을 감안한 최적의 leverage 비율 도출) 구조화된 민간 금융지원책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미국 정부의 SPV는 자본금 1,950억 달러와 연준의 대출금을 합쳐 2.3조 달러의 자금을 만들어 다음과 같이 배분 지원하게 된다.


(1) 직원 1만 명 미만의 기업 대출: 6,000억 달러

(2) 직원 500명 미만의 중소기업 대출: 3,500억 달러

이상 자본금 750억 달러를 활용한다.


(3) 지방정부 채권 매입: 5,000억 달러

이를 위해 자본금 350억 달러를 활용한다.


(4) 회사채 매입: 발행시장 5,000억 달러 / 유통시장 2,500억 달러 / TALF(ABS 담보 대출) 1,000억 달러

이를 위한 자본금으로 850억 달러를 활용한다.


회사채의 매입은 지난 3/22까지 투자등급(IG)으로 분류되었던 채권이 대상이다. 결국, 보잉이나 델타항공 등과 같이 3/22 이후 투기등급으로 강등되었던(Fallen Angels라 부른다) 기업들이 그 혜택을 입게 된 것이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연준의 이번 프로그램은 양적완화라기 보다는 민간기업에 대한 직접 금융지원책으로 신용리스크가 터지는 것을 방지한 측면이 강하다.


또한, 언급한 4,540억 달러 중 아직 1,950억 달러 정도가 사용된 것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지원이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시그널을 시장에 줄 수도 있어 시장안정에 많은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의 역할이 전통적인 통화량 관리를 통한 물가안정에서 금융시장 안정으로 많이 변한 것 같다. 그리고, 이젠 그들 자신의 근거법을 우회하여 민간 영역 깊숙히 관여함으로써 시장의 기대치를 독점하게 됨으로 파생되는 위험도 존재할 것이다. 심지어 이번 사태 이후 주식시장에서 ETF까지 매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물론 일본은행은 했던 조치이기도 하다).


시장의 순기능 중에 하나인 차별화된 밸류에이션에 따른 옥석가리기가 연준의 이번 조치로 어느 정도 무력화됨으로써 많은 우려를 양산하고 있다. 정크본드 까지도 연준이 사줄 수 있는 상황에서 시장이 할 수 있는 건 딱히 없기 때문이다.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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