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탈리스트 Aug 17. 2020

제5과 서로 다르니 벗하며 살 수있다

군자는 화합하면서도 똑같지는 아니하고 소인은 똑같으면서도 화합하지 못한다


제5과 和平, 平康 


子曰(자왈) 君子(군자)는 和而不同(화이부동)하고 小人(소인)은 同而不和(동 이불화)니라。 (중용) 100:天下, 0天9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군자는 화합을 이루면서도 똑같지는 아니하고 소인은 똑같으면서도 화합하지 못한다.>> 


공자가 유랑생활 13년 때 송나라에서 습격을 받았을 때도 공 자는 태연히 하늘이 나에게서 덕(德)이 나오게 했는데 환태(患殆)가 나를 어찌 할 수 있겠느냐? 하고 평강하신 내용이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이란 나와 다른 사람들과도 화합하지만, 그 들이 나와 같아질 것을 바라거나 강요하지 않는 것이다. 동이불화(同而不和)는 나와 같은 사람만 선(善)이요 동지(同志)이고 나와 다른 사람과는 화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화합하려면 내가 상대에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화합이란 ‘서로 연합하여 선을 이루는’ 행동을 말한다. 따라서 서로를 위해서 양보하고 배려하고 내려놓고 나누어야 화합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이다. 그러나 화합의 진정한 뜻은 서로 다름을 존중하며 변함과 흔들림이 없이 연결되어 서로 힘이 될 때 가능한 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화합이란 상대가 나와 다름을 알고도 억지로 그를 바꾸려 하지 않고 거짓으로 맞추려는 것이 아니라 흔들림 없이 자신과 상대를 인정하고 협력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정규교육을 전혀 받지 않아 당시 라틴어와 그리스어로 쓰인 책으로부터 아무런 지식을 얻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적 미술가, 과학자, 기술자, 사상가였던 천재로 추앙을 받았고 수많은 창작물을 남겼다. 다빈치는 “사람들은 내가 학문을 체계적으로 훈련받지 않은 탓에 지식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것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지식은 모두 경험에서 오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남들처럼 교육기관에서 수학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만의 감각과 경험으로 얻은 지식과 천부적 재능을 인정한 메디치가는 이 위대한 천재를 고용하고 지원하며 협력하여 수많은 시대의 위대한 유산을 남길 수 있도록 하였다. 


지금 사람들은 일등이 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인정하면, 어느 편에든 속하지 않으면 큰 손해를 볼 것 같은 피해의식에 빠져 살아가는 듯하다. 자신과 처지가 비슷하지 않으면, 생각이 같지 않으면 곧 적(敵)이요 악(惡)으로 규정하고 서로를 비난 하고 해치려고 한다. 또한, 많은 사람이 저보다 나은 재주나 많은 재산과 학식이 있는 이들을 공연히 미워하면서도 스스로는 정작 다른 이를 굴복시키거나 망가뜨려 자신이 우월하고 정상적인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으려고 한다. 그야말로 諸者不義 耽辱侈嗥(제자불의 탐욕치호 – 모든 이가 불의하고 욕보임을 즐기며 사치하고 짐승처럼 먹을 것을 찾아 울부짖는다)의 시대가 되어버린 것 일까? 


젊은 시절, 비서 생활을 할 때 어르신께서 다른 어른들과 함께 골프를 치러 갔었다. 그 골프장에 어르신께서 아끼고 늘 함께했던 캐디가 있었다. 하필이면 그 캐디가 함께 가신 다른 어르신의 캐디이기도 했다. 참으로 난감하고 곤란한 게임을 한 이후 다시는 두 분이 골프를 함께 치러 가시지 않게 되었다. 


사람이 하나 같이 모두 같다면 우리는 아마도 함께 살 수 없을 것이다. 어린 형제들끼리 토닥토닥 싸우는 것을 보며 우리 부모님들이 “둘 다 똑같아서 싸운다.”라는 말씀을 하시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남녀 간에도 서로 다른 면에 매력을 느껴 연인이 되고 부부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 


친구 사이도 그렇다. 능력이 비슷하고 서로 경쟁 상대가 되는 친구보다는 개성과 특기가 다르고 취향이 다른 친구와 더 친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다른 것은 나쁜 것도 아니요 잘못된 것도 아니다. 오히려 다르기에 매력을 느끼고 서로 기대고 좋아하며 함께 살 수 있다. 어쩌면 우리가 서로 다르므로 친구로 연인으로 부부로 살 수 있으리라. 세상사도 마찬가지 아닐까?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격려하며 돕고 서로 지켜주며 살 수 있다면 세상은 아마도 조화롭고 화평한 세상이 될 것이다. 


그것이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의미가 아닐까 싶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者)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者)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合力)하여 선(善)을 이루느니라” (롬 8:28) 


본 글은 오사철 회장님, 추연수 회장님이 공동으로 명심보감, 대학, 중용, 논어, 맹자, 소서, 도덕경 및 성경 등을 수년간 연구하여 사람이 살면서 갖추어야 하는 지혜 관점에서 100과목을 정리한 것 중 상권 50과목에 해당하는 것으로 존경하는 두 회장님의 좋은 글을 발췌하여 소개하기 위함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제4과 지성이면 감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