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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탈리스트 Sep 26. 2020

제16과 있을 때 잘해라

큰 효도는 종신토록 부 모를 따르는 것이다


제16과 孝(효) 


人(인)이 少則慕父母(소칙모부무)하다가 知好色則慕少艾(지호색칙모 소애)하고 有妻子則慕妻子(유처자칙모처자)하고 仕則慕君(사칙모군) 하고 不得於君則熱中(불득어열중)이니 군칙大孝(대효)는 終身慕父 母(종신모부모)하나니。 (孟, 萬章上) 


<<사람이 어렸을 때는 부모를 사모하다 이성을 알게 되면 예쁜 여자에게 빠지고 자식을 거느릴 때는 처자식만을 생각한다. 관직에 나아가면 임금만을 흠모하여 임금으로부터 총애를 얻지 못하면 온통 총애를 얻으려 버둥댄다. 큰 효도는 종신토록 부 모를 따르는 것이다.>> 


캐나다의 어느 결혼 피로연 중간에 아버지와 딸이 플로어에 나와 춤을 추고 있었다. 그때 아버지는 딸을 안고서는 한없이 눈물을 쏟아내었다. 


요즘 나이가 들어가며 가족이 먹고살기 위해 뿔뿔이 흩어져 살며 부모님을 잊고 살다가 가끔 불현듯 그립고 생각을 다시 하고, 또 반성하게 된다. 


효도는 자식의 부모 사랑이다. 효도는 자식의 당연한 도리다. 도리를 넘어서 나를 위해서라도 효도를 할 필요가 있다. 사람의 마음은 참 이상하게도 대상이 앞에 있을 때에는 그 사람의 약점이나 나에게 섭섭하게 했던 점들이 주로 생각난다. 그러나 대상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 그 사람의 장점이나 나에게 해주었던 의미 있는 사건들이 주로 기억난다. 평소에 생각했던 부정적인 기억은 어디로 날아가 버렸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 부모님께서 돌아가시고 나면 아무리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효도는 거창한 일이 아니라 빈자일등(貧者一燈)의 성의(誠意)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한다. '빈자일등'은 가난한 사람이 바치는 하나의 등(燈)이라는 뜻으로, 물질의 많고 적음보다 정성이 중요함을 이르는 말이다. 말 못 할 사정이 있어 부모를 찾아뵙지 못하거나 감추고 부모님께서 아시면 어쩌나 하는 마음으로 전전긍긍하는 일도 흔히 있다. 나조차도 그러할 때가 많다. 이러한 모습을 장두노미(藏頭露尾)라고 한다. 쫓기던 타조가 머리를 덤불 속에 처박고서 꼬리는 미처 숨기지 못한 채 쩔쩔매는 모습을 이르는 말이다. 자식이 말하지 않아도 부모님 들은 미루어 대략의 사정을 알고 계신 일이 다반사다. 


한 설문조사에서는 부모가 기뻐하는 효도 세 가지가 무엇인 지를 알아보았다. 3등이 손주 재롱, 2등이 용돈, 1등은 안부 전화나 방문이었다고 한다. 


서울대학교병원 윤대현 교수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손주 재롱은 첫사랑의 회상 내지는 새로운 사랑의 시작인 것이다. 내 자녀를 낳았을 때보다 더 기쁘고 자녀 사랑 이상 손주에게 폭 빠지는 어르신들을 자주 보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감성이 순수해진다. 사랑에 대한 욕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더 늘어난다. 그래서 자식이 낳은 자식에게 더욱 큰 사랑을 느끼게 된다. 손주 낳아 드리는 것이 인삼, 산삼보다 좋은 보약이다. 


용돈은 돈이 좋아서 좋아하실까? 사람은 사랑이 구체적으로 보일 때 그 사랑을 더 느끼게 된다. 청혼할 때 남자가 꽃 하나 준비 안 하고 결혼하자고 하면 여성들은 대부분 실망한다. 아무리 사랑의 고백이 진실해도 말이다. 선물은 심리적 의미가 있다. 사랑이란 보이지 않는 감성이 구체적인 것에 담길 때 사람은 그 사랑을 더 진하게 느낀다. 


안부 전화는 왜 그럴까? 사람은 눈과 눈이 마주칠 때 사랑이 가장 잘 전달되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그래서 부모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이다. 목소리로도 사랑이 전달된다. 그런데 목소 리보다는 눈 맞춤이 훨씬 강한 사랑의 소통 방법이다. 


딸이 걱정할까 결혼을 앞 둔 딸에게 자신의 암을 숨겨왔던 아버지의 마음속엔 딸을 열렬히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했다. 딸의 결혼식만이라도 볼 수 있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며 내색하지 않고 버텨온 아버지. 사랑하는 딸을 떠나 보내야 할 시간이 다가오자 아버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눈물로 딸에게 사랑 한다는 말을 했던 것이다. 


우리, 오늘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해 보자. 


“네 부모(父母)를 공경(恭敬)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나 여호와 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生命)이 길리라.” (출 20:12) 


“자녀(子女)들아 모든 일에 부모(父母)에게 순종(順從)하라 이는 주 (主) 안에서 기쁘게 하는 것이니라.” (골 3:20) 


본 글은 오사철 회장님, 추연수 회장님이 공동으로 명심보감, 대학, 중용, 논어, 맹자, 소서, 도덕경 및 성경 등을 수년간 연구하여 사람이 살면서 갖추어야 하는 지혜 관점에서 100과목을 정리한 것 중 상권 50과목에 해당하는 것으로 존경하는 두 회장님의 좋은 글을 발췌하여 소개하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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