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하루에 틈을 찾았다.
퇴근 후 저녁부터 잠들기 전까지의 시간은 뭐가 그리 급한지 눈 깜짝하면 저 멀리 가버리고 없다. 아쉬워할 틈도 없이 아침이 온다. 아침은 또 어찌나 바쁜지. 그렇게 피곤한 몸을 이끌고 또다시 바쁜 하루를 산다. 나는 매일 해가 지고, 해가 뜨는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어째 그 해를 볼 틈이 없다.
내 하루 안에서 '틈'을 찾고 싶어졌다.
내 방 한편에 해가 물든 바다 그림을 들였다.
눈 뜰 땐 일출이 되고, 하루를 마무리할 때쯤엔 일몰이 된다. 그림을 보는 순간순간마다 내 마음속 조바심을 느슨하게 풀어본다. 그림 속 해는 움직이지 않을 테니,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걸 두려워하는 마음 또한 잠시 내려둔다.
글/그림 공간 아트 디렉터 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