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게 나 밖에 없어서요.
#1.
교육을 듣다가 포기했다. 고용노동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민간 기업에게 위탁해서 진행하는 일경험 사업이었다. 3주간의 교육이 끝나면 한달 동안 업체에서 실무를 경험하는 프로젝트라고 했다. 가보니 내가 제일 나이가 많았다. 다들 쟁쟁했다. 전공은 두개씩에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고 심지어는 외국에서 일하다 온 사람도 있었다. 막막해졌다. 취업 시장이 이런거구나. 저 사람들과 내가 한자리를 놓고 경쟁해야하는 거구나. 취업을 하려고 보니 내가 나로 살기 위해 겪었던 시간과 경험들은 모두 쓸 수 없는 경험들이었다.닥치는대로 지원한 회사는 이제 수십곳을 넘어가고 있다. 나에게 다음 스텝이 있을까. 다음 기회가 주어질까. 아무곳도 들어가지 못하고 도태되는 건 아닐까. 이제는 불안하다 못해 소진되어 소강상태가 되어버린 마음이 잿더미가 되어 무겁게 가라앉는다.
#2.
유튜브에 연재 중인 국토종주 시리즈가 이제 끝을 향해 가고 있다. 5년전의 현석이가 부르짖었다. 어딜 향해 가고 있던, 지금 어디에 있던 각자의 종주에서 중요한 것은 내 보폭과 내 걸음이라고. 우습기도 찡하기도 한 그 말들을 편집하지 않고 올렸다. 어쨌건 그때의 내가 느꼈던 큰 마음이니까. 나는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를 향해 가고있는걸까.
#3.
공황이 너무 심해서 일상생활이 조금 힘들다. 이 타이밍에 나는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운동을 하면 어쨌건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는 판단에서였다. 건강해지고 싶다. 지긋지긋한 무기력증과 공황발작에서 벗어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