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감은, 거의 숨쉬듯이 내옆에 붙어있다.
돈이 없어서
아이 돌반지를 하나하나 팔았고.
그마저도 다 팔아치우고도 여전히 허덕여서
결혼반지를 팔았다.
아이 돌반지를 팔때도,
돌에 친정부모님이 아이이름 새긴 목걸이를 팔때도 너무 속상하고 슬펐지만.
결혼반지를 팔러 가는 길은 너무 슬펐다.
잘살아보자고 희망차게 반지를 사고 나눠 끼던 우리 부부는
삶의 무게에 지쳐서 밥한끼 외식하는것에도 서로 얼굴을 붉히게 되었고
모든게 다 아이케어를 위해 한사람이 일을 포기하면서 시작된 일이라 누구를 탓할수도 없었다.
우리 둘에겐 아이의 안정이 최우선이었고,
부모의 자리가 얼마나 큰지 알기에 과감히 외벌이를 선택했다.
작은 회사에 다니는터라 도긴개긴이었지만 단 몇푼이라도 더 벌었던 내가 일을 하고, 남편이 아이케어를 맡았다.
남편은 태생이 다정했고, 자기 자식에겐 정말 좋은 양육자였다.
그래서 이 모든것을 후회하진 않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나를 자책하게된다.
이 모든게 제대로 가계관리를 못한 나때문이라고.
갑자기 당첨된 청약을 메꿔내는것도 갑자기 생긴 변수였고, 몇년새에 너무 많은 변수가 있어서, 쉽지 않았다고 변명을 해봐도,
스스로 자꾸만 자책하게 된다.
결혼반지를 팔기 전, 사진을 찍었다.
친정부모님이 선물해던 아이 돌목걸이를 팔러가서 “다음엔 사러올게요”라고 했을때
그 말엔 조금의 희망이라도 있었다면,
오늘의 결혼반지는. 너무나도 서글펐다.
바로 어제 지인의 결혼식에서 반짝반짝 빛나던 신혼부부를 본 다음날이라 더 속이 상하는건지.
운전하고 들어갈때도, 나올때도, 속상하고 서글프고 서러워서 눈물이 났다.
언제쯤.
안정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