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7년 차 육아하는 아빠이자 코칭 대화 전문가다.
나는 요즘 아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많이 한다.
육아하는 코치 아빠로서 내가 찾은 해답 중 한 가지가 '탐험력'이다.
내가 생각하는 탐험력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다.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을 향한 두려움보다 설렘으로 한 발 내딛는 용기이자 그 길 위에 자기만의 발자국을 남기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아들과 나는 설명서대로 블록을 쌓고 있었다. 그런데 아들이 갑자기 설명서의 규칙을 벗어던지듯 자신만의 생각대로 블록을 쌓기 시작했다.
새롭게 쌓은 블록은 불안해 보이는 구조였고, 위태롭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나의 예상대로 블록탑은 금세 무너졌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아들의 반짝이는 눈빛을 보았다. 그 눈빛은 마치 '다시 한번 쌓아볼까?'라는 새로운 도전을 향한 탐험가 같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용기의 눈빛처럼 느껴졌다.
실패를 증명하는 블록 파편들 속에서, 아들은 이미 다음 시도를 준비하고 있는 듯 보였다. 어쩌면 그 눈빛은 새로운 세상을 향한 탐험가의 눈빛이었을지 모르겠다.
내가 살아왔던 세상은 정답을 빨리 찾는 사람에게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길을 탐색하는 태도에 박수를 보낼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탐색하는 태도를 기르는 힘이 바로 탐험력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 멈추지 않고, 자신의 방법을 찾아가는 힘. 지식을 아는 것보다, 지식을 움직여 새로운 길을 여는 힘. 탐험력은 책상 앞이 아니라, 아들과 아빠라 함께하는 일상과 놀이 속에서 길러진다.
코칭 대화 전문가로서 나는 아들과 대화할 때 아빠의 경험에서 나온 정답을 주지 않으려고 질문을 활용한다
-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뭐였어?”
-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보니 지금 마음은 어때?”
- "이번엔 어떤 다른 방법을 해보고 싶어?”
이런 질문들은 아들이 실패를 해도 안전한 자리로 돌아오게 하며 다시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솟아나는 심리적 안전지대를 만들어주는 질문들이다.
실패한다 해도 그 실패를 존중받는 경험을 통해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운다. 아빠인 내가 해줄 수 있는 역할은 아들의 도전과 시도를 지켜보고, 그 순간마다 “괜찮아, 도전해 본 것만으로 멋지다”라고 말해 주는 것이다.
나는 아들이 세상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탐험력은 어린 시절 놀이에서 시작되지만, 결국 삶을 살아가는 힘이 된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 낯선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커다란 도전에 부딪힐 때 등 탐험력은 아들을 지켜주는 울타리이자 나침반이 된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고, 길이 있으면 자신만의 속도로 걸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아빠로서 내가 할 일은 사실 단순하다. 아들과 함께 매일 작은 탐험의 순간을 살며 그 여정을 존중해 주는 관찰자가 되어주는 것.
아들의 마음에 남기고 싶은 것은 무너진 블록을 다시 세웠던 용기, 실패했지만 존중받았던 기억이다.
이 모든 기억들이 켜켜이 쌓이면, 아들의 내면에는 평생을 버틸 탐험력이 자라날 것이다.
나는 믿는다. 아들이 걸어갈 모든 길은 하나의 탐험이고, 그 길 위에서 얻는 배움이야말로 가장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길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고 싶다. 앞장서 끌지 않고, 뒤에서 밀지 않고, 곁에서 함께 걸으며 아들의 발자국이 자신의 것이 되도록 조용히 빛을 비추는 사람으로, 그런 아빠로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