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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동현 Apr 08. 2024

황정리 자서전의 '조용한' 출간에 대해 든 생각들

마음에 드는 글이라서 블로그에도 남겨둔다.  


https://www.nge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04251


아무래도 원고 제한이 타이트한 지면이라서 짤뚱해진 게 아쉽지만, 요지는 이렇다. 황정리의 자서전은 왜 저 모양으로 나왔을까? 특히 글은 조잡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물론 재밌기도 하다. 가령 "그러나 요즘 젊은 이들에게는 그러한 말이 자칫 라떼(:Latte is horse)처럼 가볍게 들릴지도 모른다." 같은 농담부터, 3매 정도의 서언에서 원심력의 원리를 태권도에 접목시켰다는 말을 세 번 반복한다거나, 텍스트 to 이미지 인공지능으로 제너레이트한 게 분명해 보이는 삽화를 그대로 쓴 것까지. 이런 것들이 언젠가 이 책을 컬트로 만들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아쉽다는 마음 뿐이다. 작년 출간된 제작자 이우석 자서전을 봤을 때가 겹쳐져서일까? 어떤 경로로 만들어지는지 모르겠지만, 이들 한국인 배우-제작자의 책은 정말 조잡하기 짝이 없고, 그 조잡함으로 인해서인지 영화 팬 커뮤니티에서 유통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최근 『물질적 유령』, 영화의 이론이 잇따라 출간되면서 (친구 분의 말을 빌리자면) "한국 영화 이론 원년"인 마냥 어렵고-두꺼운-영화-책이 그럴 듯하고-좋은 출판사에서-예쁜 디자인으로 나오고 그것들만이 회자되는 것과 함께 생각하면 특히 그렇다. 어렵고-두꺼운-영화-책은 좋은 출판사에 의해 아이템으로 발견되고 그럴 듯한 디자인으로 소개되지만, 한국인 제작자/배우는 출판사에 의해 아이템으로 발견되는 경우도 드물거니와 발견되는 경우에도 역량이 떨어지는 출판사에 의해 조잡한 디자인으로 소개된다. 나도 물론  『물질적 유령』과 영화의 이론을 모두 일찍이 읽었지만, 이런 책들이 정말 영화를 보는 태도에 도움이 될까? 하면 잘 모르겠다. 잘 보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물론, 나는 영화에 한해서라면 방법보다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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