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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목란 바라기 Jul 17. 2023

중국의 역대급 청년 실업률이 함의하는 것은?  

박봉을 받고 일하느니 차라리 백수로 놀겠다

중국 청년 실업률이 21.3%를 찍어 역대 최고를 경신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중공에서는 이렇게 어마무시한 청년 실업률이 발생한 주된 이유는 대학 졸업생들이 아직 구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따라서 시간이 흐르면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 오 년 동안 중국 대륙에서는 청년 실업률이 계속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비록 올해 드디어 너무나도 엄격했던 코로나 방역 정책이 중지되었기 때문에, 경제 활동이 회복되기 시작했지만, 중국 청년 실업률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역대 최고를 찍었다. 누군가가 말한 것처럼 청년들이 봉기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이다. 


하지만 사상 최대의 청년 실업률을 겪고 있지만, 중국 대륙에서 사회 불안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물론 역사를 돌이켜 보면, 실업자가 된 고학력 청년들은 사회 혁명을 일으키는 불씨로 작동하곤 했다. 그리고 현재 중국 대륙에서도 비슷한 집단이 출현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혁명가보다는 탕핑족, 즉 아무 것도 안하고 집에서 백수생활을 즐기는 부류가 되기를 선택하는듯 하다. 왜냐하면 중국 대학 졸업생들 가운데 많은 수가 경제적으로 중상이상이기 때문에 백수로 평생을 지내도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원인들 가운데 하나는 중국 대학 입학 정책에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 대학들은 입학 사정에서 소재지 학생을 우대한다. 예를 들면 북경 출신이 다른 지방 출신보다 북경대에 입학하는 것이 훨씬 쉽다. 서울 출신이라면 성적이 지방 국립대학교에 입학할 정도만 되어도 서울대에 합격할 수 있는 셈이다. 또한 북경 출신은 기본적으로 부모가 소유한 부동산 덕분에 매우 부유하다. 다른 지역 대학 졸업생들도 사정은 대략 비슷하다. 친가와 외가 조부모때부터 내려온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면, 졸업 후 한국돈으로 백만원도 안되는 월급을 받고 일하느니 차라리 백수가 되는 길을 선택하는 편이 낫다.


물론 모든 중국 대학생들이 부유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명문대에 입학하여 팔자를 고치려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 직전까지는 그것이 가능했었다. 비록 초봉이 낮아도, 몇 번의 이직을 거쳐 승진하면 연봉이 급상승 했었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가난한 집안 출신이 기둥뿌리를 뽑아가며 공부하여 대학을 어찌저찌 졸업해도 본전도 못 찾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국에서 코로나 방역 통제가 막을 내리면서, 내수 경제가 활력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학 졸업생들이 취직에 실패하면서 청년 실업률은 역대급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중국 사회를 동요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간주하기 보다는, 차라리 자산 계급과 비자산 계급 사이에 넘을 수 없는 벽이 건설되었음을 암시하는 현상이라고 여기는 편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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