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런던 브라이트 Jan 20. 2024

가랑비에 젖은 영국 기부 문화

세살때 배운 기부문화 여든까지 간다.


시내 중심가에서 구세군 복장을 하고 모금함에 사람들의 나눔을 간구하는 종소리는 한국의 겨울 이미지를 연상 시킨다. 그 종소리에 맞추어 사람들은 지갑을 열며 따듯한 마음을 전한다. 

TV에서는 기업 또는 개인들이 기부한 도움의 손길의 명단이 이름과 함께 방송 되기도 한다.

때로는 방송에서 금액을 기부하는 모습까지 촬영이 되며 인터뷰도 있을 때도 가끔 있었던 거 같다. 

유년 시절 12월은 불우한 이웃을 위해 도와주는 달이라 생각했다. 

시내 중심가를 가서 구세군 냄비에 돈을 넣거나 방송사에 돈을 보내지 않는 이상 다른 방법으로 불우한 이웃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몰랐다. 

누군가를 도와주는 일은 특별한 상황에서 특별한 사람이 하는 것으로 이루어진 특별한 행사로 기억됐다. 

기부라는 것은 나와 밀접한 관계의 단어는 아니었다. 


이러한 개념을 지니고 영국으로 왔다. 

첫째가 유치원을 다닐 때였다. 


유치원 가방에 레터가 하나 딸려왔다. 

아이도 영국에서의 교육이 처음이지만 나도 영국에서 처음으로 학부모가 되니 혹시나 빠지거나 

몰라서 못하는경우가 있을까 싶어 학교에서 온 레터는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 보았던 시기였다.


내용인즉 Mufti Day라고 해서 교복을 입지 말고 사복을 입혀서 보내라는 내용이다. 

그리고 아이들 손에 1파운드를 쥐어서 보내라고 했다. 사복을 입는 대신 1파운드 금액을 기부하는 행사였다. 이 행사는 작은 돈이지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쓰이거나 다른 특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고 했다.

학교에서는 1년에 3~4번 정도 Mufti Day 행사가 있었고, 매번 Theme에 따라 Mufti Day 복장이 정해진다. 일반 평상복 또는Red Nose, Pajama Day, Anti Bully Day 등등 

각 학교마다 날짜를 지정해서 학생들에게 나눔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교육을 시켰다.


놀이로 보이는 행사이지만 학생들에게 나눔의 중요성과 사회적으로 실천을 

어릴 때부터 알게 하고 가르치며 작은 기부를 통해 사회단체를 지원하는 것을 알게 한다.

많은 돈은 아닐지라도 가진 것을 조금씩 나눌 수 있는 마음을 어릴 때부터 

가랑비에 옷 젖듯 다른 사람과의나눔의 문화를 가르치고 배워 나간다.


이런 창의적이고 참여형 방식은 어른이 되어서도 지속되고 영국의 이러한 나눔 문화의 한 측면으로서 

많은사람들의 참여와 관심을 끌고 있다.

몸에 배듯 익숙해진 기부 문화는 나이가 들어 고령의 노인이 되면 재산을 사회에 공헌하거나 

또는 특정 단체에 후원하고 생을 마감하겠다고 유언하는 분들이 많다.


돈의 액수는 크게 좌우하지 않지만 유치원 때부터 시작된 나눔의 문화가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이어진다.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문화인 영국에서 특별히 상류층 또는 유명인의 기부는 '도덕적 원칙'으로 작용하고있다. 뿌리 깊은 명문가 출신 유명인일수록 특권에만 머무르지 않고 의무를 강조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실천에 모범을 보인다.


이처럼 영국은 생활 속의 기부 문화가 탄탄하게 뿌리박고 있는 나라이다.


이러한 문화를 인지하고 돌아 보게 되니 

영국에서는 다양한 기부 방식이 흔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1. 학교 : Mufti Day는 교복 대신 매번 다른 Theme  또는 평상복을 입고 1~2파운드 정도 금액을 내고, 모아진 금액은 자선단체에 전달이 된다. 


2. 개인 : 홈리스, 동물들을 위한 개인적 금전 후원 방법이다. 


3. 사회: Charity Shop 에 의류, 가전제품, 가구 등을 기증하는 방식이다.모아진 제품은 숍을 통해 구입할 수 있게 되고, 판매로 발생한 금액은 다른 나라나 자선단체에 전달이 된다. 


4. 쇼핑: 숍 한쪽 칸에 홈리스들을 위한 푸드 뱅크 설치되어 있고, 캔 종류나 시리얼 또는 과자 종류를 넣어 두면 된다.


5. 유언 기부 : 생을 마감 후 개인의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증하겠다고 유언하는 방식이다.


6. 이벤트 및 캠페인 참여 :이벤트나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도 영국에서 흔한 후원 방식이다.예를 들어, 자선 마라톤, 기부 콘서트, 챌린지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여 후원금을 모으기도 한다.


7. 자원봉사: 시간과 노력을 기부하여 사회적인 일에 참여하는 것이다. 

자원봉사자는 자선 단체나 지역 사회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다양한 활동을 수행한다.


8. 사회적 기업 지원: 사회적인 목적을 가진 기업에서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하는 기부 형태로서, 

수익의 일부가 사회적인 목적에 투자되거나 기부되는 방식이다.


여러 방식으로 모아진 금액들은 다양한 사회적 프로젝트나 자선 단체를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내가 보고 배워온 기부 문화와는 다르게 영국은 여러 친근한 방식을 통해서 다른 사람과 나눔의 중요성을 알게 하고 사회적 책임감을 심어 주는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정한 사람만이 하는 특정한 행사가 아니라 무엇을 하든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후원할 수 있는 기부의 생활화를 영국은 어릴 때부터 가랑비에 옷 젖듯 가르치고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