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제가 아직 인터뷰 내용과 글이 부실하거나 서투르진 않은지 점검하고 지인분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중에
"인터뷰 내용이 생각보다 길어지니 디자이너와 해당 디자이너분의 작품의 인터뷰를 나눠보는 게 어떻겠냐"라는 피드백을 여러 번 받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후 글부터는 디자이너님에 대한 인터뷰와 해당 디자이너분의 작품 인터뷰에 대한 내용을 둘로 나누고 기존 질문보다 더 흥미로운 질문들을 던져보려고 합니다.
1. 디자이너와 디자인 파헤치기 _ UX 디자인 A
2. 디자이너와 디자인 파헤치기 _ UX 디자인 B
" A: 디자이너, B: 해당 디자이너의 작품 " 이런 식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나누는 편이 바쁘신 디자이너분들에게도 한꺼번에 많은 질문을 안 쏟아내도 돼서 민폐(?)를 안 끼칠 것 같습니다.
바쁜 연말에 질문폭탄 드릴 때마다.죄송스럽고 머쓱해지는 본인..ㅠㅠ
서론이 살짝 길어졌네요. 자! 그럼 이제 인터뷰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머쓱해질 정도로 많은 질문공세에도 성실하게 대답해주신 이번 주 디자이너는 강 승현 디자이너 님입니다. :D
1. 강승현 디자이너 인터뷰
1. 반갑습니다. 승현 디자이너님 우선,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디자이너 강으로 활동 중인 강승현입니다. (깔끔한 자기소개의 표본이군요)
2. 승현 님은 다양한 작업물을 가지고 계시던데 메인 분야가 어떻게 되시나요?
저도 사실 어떤 게 메인이라고 해야 할지 헷갈리네요. 음... 어떨 때는 인터렉션 디자이너라고 인터뷰하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UX 나 GUI라고 하기도 하고 하는 것 같아요. 굳이 골라야 한다면 UX/GUI 쪽이 주력 분야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이쪽이 가장 재미있고 제 능력 안에서는 잘할 수 있는 분야인 것 같아요. 곁다리로 브랜딩 쪽도 조금 하고는 있습니다. 하하하
강승현 디자이너님의 작업물들 중
3. 디자인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그리고 지금은 어떻게 활동하고 계시나요?
고등학교 때부터 어쩌다 보니 쭈욱 하게 됐어요.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신기하게도 오프라인 인쇄분야 쪽보다는 경험이 없던 온라인 캐릭터 디자인 애니메이터로 시작했었어요. 현재는 가까운 사람들과 시작한 소규모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수석 직함으로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4. 특별히 UX나 GUI(Graphic User Interface) 디자인에 재미를 느끼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우연히 캐릭터 디자인 관련 일을 회사에서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개인적인 외주 건으로 GUI 아이콘을 그리는 외주 미팅을 하게 됐어요. 그때 사실 GUI에 대한 지식은 없었는데, 얼떨결에 일을 하게 되는 바람에 GUI를 시작하게 됐어요. 맨땅에 헤딩하듯 배우면서 실무를 동시에 하게 된 거죠. 처음에 얼마나 식은땀이 나던지...(웃음) 모르니까 더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GUI에 재미를 붙이게 된 것 같아요.
처음에는 GUI 아이콘을 엄청 꼼꼼하게 그리는 게 마냥 재밌었어요. 지금은 "UI나 GUI 둘 다 사용자 생활밀착형으로 작은 부분 하나로도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뒤로 가기 화살표 방향만 반대로 돌려놔도 사용자는 헷갈려하는 것처럼요.
강승현 디자이너님이 참여한 UX디자인 작업 중에서
5. 혹시 자신만의 디자인 철학이 있으신가요?
스큐어모피즘 디자인(왼쪽), 미니멀리즘,플랫 디자인(오른쪽)
6,7년 전쯤에 어떤 회사 면접을 보고 비슷한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그때 "스토리가 있는 디자인을 하자!"라고 해서 화면 하나하나에 이야깃거리를 넣으려고 했어요. '스큐어모피즘'이 대세기도 했고요.
그때 당시 저는 대단해 보이는 뜻을 담으려고 애를 썼어요. 디자인할 때 스스로를 일단 설득시키려고 이유를 만들려고 했어요. 막 배치해두더라도 정리하면서 배수, 나누기, 피보나치, 온갖 것들을 적용해서라도 스스로 이유를 찾았던 거죠. 물론 남을 설득시키는데 거의 도움이 안 됐지만요.
그러다 어느 순간 스스로 지치고, 의미 없단 걸 깨달았죠. 그래서 현재는 "해당 주제의 본질에 집중하자"로 바뀌었습니다.
6. 현재 관심 있게 지켜보는 다른 분야가 있으신가요?
사실 저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가 되고 싶어서 다양하게 관심이 많아요. 브랜딩, 폰트 디자인, 광고, 영상도 조금씩은 하고 싶어요. 그래서 타이틀에 '디자인 연구자'라고 적고 싶어요 하하하. 최근에 공부를 많이 안 해서 좀 아쉽고 그래요.
지금 생각나는 매력적인 분야는 재작년과 연초에 했었던 Voice assistant 쪽에 관심이 생겨서 공부 중이에요. 비주얼 요소와 어떻게 결합해 디자인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최근에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내년에 3d를 공부하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홀로그램 쪽으로 관심 있게 지켜보는 중이에요.
7. 그럼 보이스 어시스턴트 쪽에 분야에서 눈여겨보시는 작품이나 디자이너 혹은 회사가 있을까요?
해당 서비스할 때 리서치해보니 보이스 어시턴트에 용어나 대부분의 기준은 브랜드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어원은 아마존에서 따온 것 같더라고요.
그중에서 인식률을 제외하고 비주얼적으로 좋았던 건 애플 시리였어요. 반응하는 형태의 디바이스별 일관성도 좋았고. 명확성과 연속성이 굉장히 자연스러웠거든요.
시리를 통해 음성으로 메세지를 보내고 받을 수 있다. (빠르게 발전하는 보이스 어시스턴트)
8. 홀로그램과 3d 영상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음 간단히 말하자면, 3d는 스크린이라는 평면에 입체를 표현하는 것이고, 홀로그램은 실제와 같은 입체감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현실감이 더 있는 게 차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홀로그램은 단순 3d 영상과는 달리 360도 입체영상으로 어느 각도에서나 왜곡 없이 볼 수 있어요.
이렇게 말해도 아직 저도 이쪽 전문 지식은 없어요 하하하. 미래 보이스 어시스턴트(예:현대자동차 광고) 영화(예:아이언맨 자비스)에서 보이는 ui컨트롤이 특정 스크린이나 장소에 제약 없이 눈 앞에 나타나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에 매력을 느끼게 돼서 이쪽에서 담당하는 비주얼 역할을 공부하고 있어요.
9. 자신만의 장점이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생각한 것이 있다면 실행하는 편이에요. 제 모토가 ‘멈추면 안 된다’ 여서 관심이 생기거나 해봐야 할 것 같으면 다른 분야라도 간단히 해보는 편이에요. 이런 부분이 저에게 깨알같이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네요.
예를 들어 개발을 시도해보면서 IOS 간단한 유틸성 앱 20여 개 정도 만들었는데, 덕분에 운 좋게도 신문에서 인터뷰도 했었고, 포트폴리오도 앱으로 만들어서 디자인 회사 면접 때 사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이런 개발 경험이 짧게나마 해 본 덕분에 화면 이해도가 높고 상황별 케이스를 잘 찾는 것 같아요.
... 아! 그리고 지인분들에게 커피를 잘 삽니다.(웃음) 지인분들 인증!
10.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작업이나 분야가 있으신가요?
영상과 3d 쪽으로 공부해볼 계획이에요. 영상 3d를 하려고 학교를 다녔는데, 생각한 만큼 노력을 못하고 졸업하게 돼서 다시 도전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죽기 전에 꼭 한글 서체 디자인 만들어 보고 싶어요.(비장한 승현 님)
파생되는 글자만 11,172자... 존경합니다 한글 폰트 디자이너(본고딕의 원도 스케치 자료)
11. 따로 디자인 공부를 하시는 편인가요?
디자인 공부는 비헨스 드리블. 디독을 보거나, 요즘은 디자인 관련 단톡방.. 열심히 보는 것 같아요.
제가 디자인 재능을 타고난 것은 아니란 생각하기 때문에, 많이 보고 많이 해보고를 반복하는 편이에요.
개인적으로는 평소에 공모전이나 지인들 기념품 디자인과 정기적 제출해야 되는 디자인 알바 같은 것들을 하고 있어요.
12. 이제 2020년이 코 앞으로 다가왔는데 새로운 목표나 다짐 같은 것 있으신가요?
사실 목표를 이루는 것이 잘 안돼서 아예 세우지 않는 편인데... 하하하. 새해에는 어떤 변화가 필요하지 않나? 가 목표라면 목표일 것 같고요. ㅎ 목표보단 희망에 가까운데 갑에 입장이 돼보고 싶기도 해요. 항상 저희는 디자'을'너 잖아요?(농담 반 진담 반).
또 디자인과는 별개로 몸도 마음도 건강하기가 목표예요.
이번 편에 이어 다음은 강승현 디자이너님의 UX 디자인에 대해 인터뷰 나눠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