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by 비루장

질문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모르는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며, 홀연히 ‘처음’의 시간 속에 있는 것이고, ‘끝없는 시작’ 속에 있는 것이다. 더구나 시적 질문은 생각과 느낌의 싹이 트는 순간으로 타성 · 관습 · 확정 속에 굳어 있던 사물이 다시 모태의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우습고 재미있고 엉뚱한 질문은 세계를 그 원초로 되돌려놓으면서 우리로 하여금 테초의 시간이 주는 한없는 신선함 속에 빙글거리게 한다.


실은 모든 뛰어난 예술작품은 꼭 물음표를 붙이지 않았더라도 물음표와 감탄사의 숲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예술을 감상(체험)하는 것은 질문과 경이의 숲을 헤매는 일이라고 해도 좋을 터이다.


—파블로 네루다, 『질문의 책』, 정현종,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