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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고래 Jun 20. 2024

저렴한 직항이 있는데 굳이 비싼 경유를 했던 이유

방콕-인천 구간 브루나이 항공 탑승기

 방콕은 워낙 인기 있는 여행지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방콕으로 가는 직항 비행편이 아주 많다. 그런데 문득 이번 방콕 여행에서는 새로운 여행지에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리저리 비행편을 찾아보다가, 브루나이 항공을 이용하면 브루나이를 경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비행 스케줄상 레이오버가 가능하다는 사실까지도.)

 


 브루나이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저 언젠가 TV에서 봤던 여행 프로그램에서 석유가 나는 부유한 나라이자, 아주 작은 나라라는 정도로만 아는 게 다였다. 그런데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내가 여행을 계획했던 시기가 비수기였기 때문에, 저가 항공으로 방콕을 다녀오는 비용이 약 20만 원 중반대로 비행기 티켓을 끊을 수 있었는데, 거기에 수하물 위탁 등 이것저것 추가되는 비용을 생각해본다면 브루나이 항공을 이용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갈 때는 저가 항공으로, 돌아올 때는 브루나이 항공으로 예약을 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브루나이 항공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일단 브루나이 항공은 저가 항공이 아니기 때문에 기내식도 나오고 위탁 가능한 수하물도 25kg 무료였다. 덕분에 나는 방콕에서 쇼핑한 것은 모두 한국으로 바로 보내고, 기내 수하물만 들고 브루나이를 보기 위해 비행기에 올라탈 수 있었다.


Tip! 수안나품 공항 면세점을 돌아다니다 보면, 바(Bar)가 아닌 편의점처럼 생긴 곳에서 저렴하게 창 맥주를 구입할 수 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방콕-브루나이 구간만 웹 체크인이 되고, 브루나이-인천 구간은 웹 체크인이 되지 않았다. 때문에 수안나폼 공항 카운터 앞에서 30분 정도 기다려서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수안나품 공항은 워낙 크기 때문에 면세점 이곳 저곳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창 맥주 한 캔을 손에 사 들고 방콕 여행을 마무리하며 브루나이로 향하는 비행을 기다렸다. (브루나이는 이슬람 국가라서 브루나이 항공에서는 맥주를 비롯한 일체의 주류가 지급되지 않는다.)



 브루나이 항공은 방콕-브루나이, 브루나이-인천을 가는 비행기 모두 3-3열의 작은 비행기였다. 그리고 노란색이 포인트 컬러인 덕분에 귀엽고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방콕에서 브루나이로 가는 승객 중에 한국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하긴 방콕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직항편이 많은데 굳이 경유편을 이용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


방콕-브루나이 구간 생선 기내식(좌), 브루나이-인천 소고기 기내식(우)
브루나이-인천 구간에서 받은 스낵 (인천에 도착할 때쯤 기내식이 나오기 때문에 출발하자마자 음료와 스낵이 지급된다.)


 브루나이로 출발할 때 기내 전체에 꾸란을 틀어주는 것으로 비행이 시작되었다. 방콕-브루나이 노선에는 승객이 좀 있었지만, 그래도 나중에 자리를 옮겨 누워서 갈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브루나이-인천 구간에는 승객이 정말 거의 없어서, 이른바 눕코노미가 가능해서 좋았다. 기내식도 두 가지 중에 선택할 수 있었는데 입맛이 까다롭지 않은 나에게는 모두 맛있는 식사였다. 영화는 볼 게 별로 없었지만, 멀리 가는 비행이 아니었기 때문에 충분했다.


 내가 방콕을 오가면서 브루나이 항공을 타볼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약 5만 원 정도의 비용을 추가한 것만으로 그동안 가보지 않았던 나라를 가볼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어쩌면 다음에 다시 방콕에 가게 된다면, 그때도 또 브루나이 항공을 타게 될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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