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시적 사고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https://startupclass.co/courses/how-to-start-a-startup
한창 내가 스타트업을 하려고 고민하고 있던 2014년,
유투브에서 이런 강의를 봤다.
스탠포드에서 진행한 How to Start a Startup 이라는 주제의 강의인데 당시에는 단순히 유투브에서 플레이리스트로 제공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도움이 많이 되었던 강의이기도 하다. (창업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한 번 쯤은 볼 가치가 있다. 단, 미국만의 특성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은 과감히 비판적으로 수용하시라. 특히, 세무/노무/법무 쪽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 강의 시리즈 중 스타트업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통계적으로 분석한 강의가 있었다. (몇 강인지는 모르겠고, 찾아보려고 했으나 찾기 쉽지가 않다... 미안하다.)
몇 가지 후보들이 있을 것이다.
사업 아이템, 팀원, 투자금, 시장의 크기, 실행력 등등.
결론으로 점프하면 이 모든 후보들 중,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였다.
(성급하게 결론으로 점프해서 중간의 논지가 생략되어 보충설명을 덧붙이자면, 요지는 사업 아이템, 팀원, 투자금, 실행력 등등에 창업자들이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만, 정작 통계적으로 봤을 때 상당히 중요한 '타이밍' 이라는 요소는 창업자들이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타이밍은 어떻게 읽나?
통시적으로 사고해야 한다
여기서 나는 1~2년의 흐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최소 10년, 나아가서는 100년의 흐름을 보라고 말하고 싶다.
엑씽크를 시작할 때 나는 타이밍같은 건 생각하지 못했다.
나중에 다른 멘토 분들과 대화를 하는 중에서야 운 좋게 타이밍이 그래도 잘 맞았구나 싶었다.
그 멘토 분은 사진기, 캠코더 그리고 발터 벤야민의 이야기를 하셨다.
최초로 사진기가 발명되었을 때, 사람들은 이제 집에서 사진만 보면 여행을 가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사진이 현실을 완전히 모사하였으니, 이제 더이상 그 장소에 가지 않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진은 움직임을 전혀 표현할 수가 없었다.
결국 사람들은 사진을 보고 그 장소에 더 가고 싶어졌다.
최초로 캠코더가 발명되었을 때, 사람들은 이제는 진짜로 여행을 가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사진은 움직임을 표현할 수 없어 완전히 현실을 대체할 수 없었지만, 영상으로는 그것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캠코더 프레임에 갖혀 현실감을 주는 데에는 실패했다.
결국 사람들은 영상을 보고 그 장소에 더 가고 싶어졌다.
최근으로 보면, VR은 그 이름 자체부터 가상으로 현실을 만들어내는 것이니, 현실을 대체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는 네이밍이다.
하지만 실제로 VR을 써보면 알게 될 것이다. VR을 쓰면 쓸 수록 직접 보고 싶어진다.
공연이 그렇다.
사진으로 아무리 봐도, DVD로 봐도, VR을 끼고 보더라도, 과연 공연표가 덜 팔리게 될까?
가장 완벽한 예술작품의 복제도 '그 때', 그리고 '그 장소'에 존재한다는 그 사실을 대체할 수 없다.
원본은 그 자체로 유니크하지만, 복제품은 영원이 원본의 아우라를 지닐 수 없는 것이다.
엑씽크는 원본에 더욱 큰 가치를 부여하는서비스이다.
공연장이나 행사장에 가지 않으면 영원히 느낄 수 없는 그 생동감.
무대와 객석이 소통하는 인터랙티브한 기능들.
일회적으로 현존하는 오리지널 행사는 앞으로 더더욱 그 가치가 더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