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여름 Dec 16. 2023

입시를 연구하는 교사 동아리 이야기

입시를 연구하는 교사 동아리 이야기



  내년에 기회가 되면 교사 동아리 하나를 만들어 운영할 생각이다. 대학 입시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교사, 역량을 지닌 교사 등을 모아 진로진학을 연구하고 싶다.



  작년에는 공식적인 연수 시간을 부여하는 [전문적 학습 공동체]를 만들어 진로진학을 주제로 1년간 모임을 이끌었다.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어떤 연수든 하나를 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별 생각없이 참여한 분들도 있었고, 연수 자체에 주도적인 참여를 꺼려하는 분도 있었다. 대충 시간만 때우고 싶어하는 분들도 있었다. (전부 그렇진 않았지만)



  교사들에게 입시 정보를 전달하고 입시에 관심 갖는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노력하면 자연스럽게 될 줄 알았다. 그러나 많은 교사들에게 입시는 눈앞의 업무가 아니었다. 그들의 눈앞에는 당장 들어가야할 수업과 수행평가, 두 달에 한 번씩 찾아오는 지필평가가 가득했다. 입시는 고3 담임 이외의 사람들에게 잘되면 좋고, 당장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시급한 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아닌 사람도 있지만)



  1년간 연수를 진행하며 개인적으로 실망도 하고, 상처도 받았다. 올해는 외부 강의를 핑계로 연수 공동체를 이끌지도, 참여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대로 쭉 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뭔가 학교 시스템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냥 고민하고 조금 하다 포기하면 끝인가? 그런 오기도 생겼다.



  그래서 내년을 맞이하기 전, 진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책임감을 갖고 참여할 동아리를 만들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글에 두서없이 떠도는 생각들을 정리해 둘까 한다. 글로 쓰는 순간, 말로 뱉는 순간, 생각은 구체성을 띄고 행동이 되기 때문에.




  [무엇을 할까?]


  1. 교내 진로진학 프로그램을 함께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 개선 방안은 쉬워야 하고, 적용 가능해야 하고, 담당자에게 폐를 끼쳐선 안된다.

      - 멋진 프로그램을 만들자구! 이러면 안된다. 기존의 프로그램을 살짝 고쳐서 최고의 효율을 얻어내는 방법을 찾고 싶다.


  2. 우수한 수준의 졸업생 학생부 기록을 분석하고 합격 요소를 추출한다.

     - 우수 기록을 함께 분석하고 공유하면서 얻는 정보는 엄청나다.

     - 학생의 동의를 받고 졸업생을 구슬려 학생부를 기부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

     - 일반화 할 수 있는 요소를 추출하고 교내에 공유하면 얼마나 효과가 있겠나!


  3. 적용 가능한 활동의 구조를 만들고 학습지를 제작하여 공유한다.

     - 활동의 [동기-과정-결과-성장-연계]가 쉽게 드러나는 학습지를 만든다.

     - 누구나 자신의 과목과 활동, 프로그램에 맞게 수정할 수 있게 학습지를 공유한다.


  4. 자신의 노력을 공유하고 피드백 받는다.

     - 자기가 잘한 거, 열심히 한 거 함께 대화하고 칭찬과 분석(평가 아니다)을 진행한다.

     - 작은 활동도 살을 덧붙이면 멋진 활동이 된다. 무엇보다 교내 적용이 쉽다.



  [어떻게 할까?]


  1.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은 모이자.

     - 모임 텀이 너무 길어지면 긴장감이 떨어진다.

     - 바쁘면 줌으로라도 모이면 어떨까?


  2. 모임 결과를 누적하고 공유하자.

     - 교내 교사들이 자신들의 힘으로 공부한 내용을 공유하면 나 혼자 떠드는 것보다 훨씬 파괴력이 클 것이다.

     - 입시를 잘 몰라도 자신이 공부하고 정리한 내용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훨씬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3. 연구한 결과, 제작한 학습지를 책자로 만들자.

     - 한 해 탐구하고 연구한 결과들을 누적해 두면 우리 학교의 역사적 사료가 될 것이다.

     - 매년 누적하고 다시 덧붙이면서 점점 더 발전해 나갈 것이다.




  실제 할 수 있을지, 운영은 될지, 사람은 모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마음을 먹었으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다음 글에서는 좀 더 구체화된 계획이나 실천을 쓸 수 있다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재수가 힘들어진 중3 이야기 (2) 수능 선택과목 폐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