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여름 Dec 17. 2023

노동소설집『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2023』장강명 외, 문학동네

노동소설집 :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2023』 


  소설가 장강명은 참 멋진 사람이다. 그를 개인적으로 당연히 모른다. 그러나 그가 쓴 글과 매체를 통해 접하는 그의 삶은 조금 안다. 그는 말한 걸 실행할 줄 안다. 그래서 그는 멋진 사람이다. 


  올해 9월 초에 발간된 노동소설집(?)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2023』를 사서 읽고 있다. 

  이 소설집을 뭐라고 불러야 할 지 사실 잘 모르겠다. 일단 확실한 건 단편 소설들을 모았으니 '단편 소설집'은 맞다. 그런데 주제가 노동이다. 구체적으로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는 '우리 시대의 노동'을 다룬 소설들이다. 그렇다면 '노동을 다룬 단편 소설집'이니 편의상 '노동소설집'으로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 


  장강명은 '평범한 사람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사실적으로 다루는 한국소설이 드물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노동을 다루는 작품을 쓰자고 여러 작가들에게 제안했다고 한다. 그렇게 제안에 응한 11명의 작가와 함께 12편의 단편 소설을 모아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2023』을 출간한 것이다. 


  제목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뭐라고 써야할 지 잘 모르겠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만 제목이고 '월급사실주의2023'은 동인지로서의 이름인가? 아니면 '월급사실주의2023'과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를 모두 포함해야 온전한 이름이 되나? 아무렴 어떤가. 돈을 벌기 위해 노동하는 사람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면 좋은 제목이 아닐까. 


  사회 문제를 자신이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함께 하자고 권유를 한다. 

  실제로 사람들이 모인다.

  '그'가 '그들'이 되어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쓴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이런 작가들과 동시대를 살아서 행복하다. 노동의 가치, 노동자의 삶, 자영업자의 눈물, 노동자인 듯 노동자 아닌 노동자 같은 사람들 이야기. 이런 소중한 이야기들을 정제된 문학 작품으로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읽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한다. 


  고등학교에서 16년 일하는 동안, 수많은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학교를 떠났다. 그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나는 그들이 노동자로서 사회를 살아가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 교사였는가? 나는 노동자로서 떳떳한 삶을 살고 있는가? 


  앞으로 몇 개의 글을 통해 이 소설집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과 내 경험들을 엮어보려 한다. 타인의 삶을 통해 나를 바라볼 수 있게 해준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2023』 작가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내년에 문학을 가르치게 되면 이 책을 함께 읽는 수업을 하고 싶다. 

  * 혹시나 문학이 아닌 다른 과목을 맡더라도 이 소설집을 써 먹고야 말겠다고 다짐한다. 

  * 학교 도서관에 잔뜩 사달라고 신청도 할 생각이다. 

작가의 이전글 글쓰기의 힘 - 일상 기록의 가치, 『거인의 노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