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고 May 19. 2020

재난지원금, 소득으로 잡히나요?

재난지원금을 기부할까? 말까?

재난지원금 신청했어?



재난지원금 신청했냐고 묻는 것이 요즘 인삿말이 되었다. 나라에서 돈을 준다니, 내 살아생전 이렇게 급진적인 복지정책이 시행될줄은 몰랐는데 참으로 격변하는 시대에 살고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내가 재난지원금에서 가장 알고싶었던 점은 '재난지원금이 소득으로 잡히는지'였다. 왜냐면 요즘 한참 세금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진짜 만만한게 직장인 유리지갑이라지만 월급명세서에서 세금이네 보험료네 돈 떼어가는거 보고 있으면 갈취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게다가 4월은 월급에 악재가 많은 달이다. 연말정산 추가납부액의 분할납부 기간(2월, 3월, 4월)과 건강보험료 연말정산 기간(4월, 5월, 6월, 7월, 8월)이 겹치는 달이라서 입사 이후 최저의 실수령액을 받아들게 되었다...

보통 배우들이 특정한 감정연기를 할 때, 그 감정이 인생에서 가장 격했던 사건을 많이 떠올린다고 한다. 만약 내가 배우였다면 극심한 분노나 뭔가 파괴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연기는 2020년 4월의 급여명세서를 쥐어들고 했을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재난지원금이 소득으로 잡히는지 한번 알아보았다.




재난지원금은 소득으로 잡히나요?


재난지원금을 처음 준다고 했을 때는 내 소득에는 문제가 없으니 '기부를 좀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기부를 하려 해도 내가 정확히 얼마를 포기하는건지 알고 하고 싶었다. 

재난지원금 사용시 일반 신용카드/체크카드와 같이 소득공제가 적용되고,

재난지원금 기부시 15%의 세액공제가 된다는 것은 이미 여기저기 뉴스에서 많이 말해주어서 알고 있는데, 도무지 소득으로 잡히는건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만약 소득으로 잡힌다면 어짜피 연말에 또 떼어가니까 실제로는 그만큼 많은 돈을 받는것도 아니게 된다. 내가 기부를 해도 크게 아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많은 뉴스기사 그 어디에서도 그 얘기는 해주지 않았다.. 게다가 예전에 유시민 작가가 전국민 지급을 주장하면서 재난지원금을 소득으로 넣자는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고, 그 주장이 또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했기에 더욱 궁금했다. 재난지원금 소득으로 잡히는거야 마는거야? 


(관련 인터뷰)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득으로 잡히지 않는다(고 콜센터에서 그랬다)


이걸 알아내는 과정이 꽤나 험난했는데,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쳤다. 누군가는 나와 비슷한 수고를 하지 않기를 바라며 적어둔다.


첫번째 시도 120 다산콜센터 : 잘 모르겠으니 관할 구청의 콜센터 번호를 알려주겠다.

두번째 시도 소재지 구청 재난지원금 콜센터 : 소득 관련 내려온 지침이 없다. 행안부에 한번 물어봐라.

세번째 시도 110 정부민원안내 콜센터 : 재난지원금은 소득과 관련이 없다.



이게 궁금한 사람이 나밖에 없는건가? 왜 일선의 상담사들은 다들 모르고 있는걸까.

사실 마지막에 들은 대답도 너무 즉흥적인 대답인 느낌이 나서 신뢰가 많이 가지는 않는다... 이래놓고 연말에 '그건 사실 니 소득이 맞아! 너 돈 받은거 맞잖아?' 하면서 연말정산에서 기타소득이니 뭐니 이따위로 머리를 내밀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정말 화가 나겠지만 생각해보면 그 때 가서 딱히 할 수 있는것은 없다. 또 '연말정산 확실하게 준비하는 법' 같은 걸 또 검색하게 있겠지.


아아. 비운의 유리지갑, 그 이름은 직장인이여...




이걸 써야 하나, 기부해야 하나?


재난지원금이 소득으로 잡히지 않는다면 내가 기부했을 때 포기해야 하는 액수가 더 커지는 것이다. 

재난지원금은 사실상 40만원의 불로소득을 세금은 하나도 떼지 않고 그대로 소득공제를 시켜주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과세의 대원칙을 거스르는 돈이다. 소비에는 이렇게 전례없는 특전을 주는데 딱히 기부는 그렇지 않다.

기부를 하게 된다면 그냥 내가 내 돈으로 기부하는 것과 같은 15% 세액공제로 끝난다. 이정도면 정부가 별로 기부를 받을 의지가 없는게 아닐까? 게다가 기부를 하면 돈을 따로 모아서 코로나로 인해 생계가 어려워진 불우이웃돕기 같은 것을 하는게 아니라 고용보험기금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기부를 하는 사람들이 그 기금을 채워주고 싶을까? 기부라는 것은 정부에게 '이 돈은 늬들 마음대로 써라~' 하는 선심성의 선언 같은 것이 아니다.


내 개인적인 생각에는 정부는 기부를 받을 생각이 별로 없다. 그냥 하도 재난지원금 법안 통과과정에서 예산 때문에 말이 많으니까 이정도로 타협하자는 카드로 내민 정도라고 생각한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만 하더라도 기부도 좋지만 소비진작을 위한 정책이니 받아서 쓰라고 했다지? 좋은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 그냥 쓰자. 재난지원금.

(물론 내가 낸 세금이 돌아온 돈이지만) 세금도 안 내는 돈, 잘 쓰고 소비진작에 한 팔 보태자.

작가의 이전글 나에게 딱 맞는 투자 방법 찾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