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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랑부부 Jul 07. 2019

스쿠터 운전, 오늘은 처음입니다만...

태국 코사무이에서 피해 갈 수 없는 오토바이 렌탈! 야타족을 꿈꾸며...

우리는 코사무이에 오기 전, 구글 맵으로 숙소 주변을 살펴보았어요.

보통 관광지 근처는 값이 비싸서 해변 근처이지만 조금 외딴곳을 숙소로 잡았죠.

구글 맵에서 식당이나 칵테일바 등 번화한 곳이 걸어서 20분 이내에 갈 수 있어서 무리가 없겠다 싶었지요.


무리가 없겠다 싶었던 12분.


하지만 우리가 간과한 것이 있었어요.



[우리가 생각을 안 했던 것]

1. 도보가 없다.

2. 날씨가 덥다.

3. 쪼리를 신으면 발이 아프다.



당연히 도보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만 있을 뿐 사람이 다닐 길은 없더라고요!

더군다나 더우니 신고 나온 쪼리가 말썽이라 발가락 사이에 물집도 생겨버렸지 뭐예요:D


"발 아프면 택시 타고 가자!"

"아니, 그냥 아파도 이 정도는 참을 만 해!"


사실 발가락이 많이 아프긴 했는데 남편의 제안을 거절한 이유는 택시비가 생각보다 비싸기 때문이에요.

내일 꼭 스쿠터를 빌리리라 다짐한 남편이었어요.



근데 그거 알아요..?

그는 스쿠터를 운전해 본 적이 없단 사실을....

(아 두렵다.)






생에 첫 스쿠터 도전!


아 물론, 제가 도전하는 건 아니에요. 저는 운전면허 조차 없는 뚜벅이니까요^^

스쿠터는 남편이 도전하기로 했어요. 남편은 맨날 입으로 운전하는 저에게 도전해보라 했지만 괜히 도로 위의 무법자가 될까 봐 시도도 안 했습니다:D


스쿠터 렌탈샵이 따로 있지만 저희는 레지던스에서 대여가 가능했어요. 가격은 하루 250바트(약 9,550원).

하지만 우리는 이곳에서 2주를 머물 예정이라 장기 렌탈로 할인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하루 220바트(약 8,400원)!


국제면허증까지는 필요가 없고 렌탈샵에 보통 여권을 맡기면 렌탈이 가능합니다.

우리가 몰게 된 스쿠터는 혼다의 Scoopy. 이름 참 귀엽쥬?



"너 오토바이 몰아본 적 있어??"

"아니?"



렌탈샵 직원은 흔들리는 동공으로 레지던스 리셉션 직원에게 태국어로 속사포 랩을 하더군요.

우리가 생각하길 "오토바이 몰아본 적도 없다는데 덜컥 빌려준다고 하면 어떻게 해?? 말이 돼??"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남편은 혹시라도 스쿠터 대여가 어려울까 봐 급하게 렌탈직원에게 이야기했어요.



"나 오토바이는 몰아본 적 없지만 운전은 꽤 잘해! 아마 스쿠터도 너가 조금 알려주면 금방 탈 수 있을 거야."

"음... 어... 그래 그럼 오늘은 여기서 연습 열심히 해...."



계약 중인 직원과 남편, 하지만 불안한 그는 손으로 남편의 허벅지를 받혀주고 있었지...

남편에게 스쿠터 조작법을 알려주는 직원의 두 눈은 걱정으로 가득 찼지만, 레지던스 두어 바퀴를 무사히 돌고 오자 멋쩍은 미소로 "Good Luck."을 외치며 담배연기와 함께 퇴장했죠.





야타족을 꿈꾸며...


땡볕에 레지던스를 여러 번 돌고 온 남편이 땀을 뻘뻘 흘리며 제 앞에 스쿠피를 세우더군요.

그리고 특유의 해맑은 표정으로.


"내 뒤에 타볼래??"

"아니?"



빛의 속도로 거절한 이유는 남편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스쿠터 초보 남편을 못믿어서에욬ㅋㅋㅋ

그는 포기하지 않고 한 바퀴만 더 돌다 올 테니 기다리고 있으라 하더라고요.

하지만 이내 출발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기겁하고 말았어요.



- 급! 발! 진! 덜컹덜컹!!!!!!! 오토바이님이 너를 끌고 가주지!! 으리얍!!



남편은 흡사 고삐 풀린 망아지를 끌고 가는 모양으로 위험한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설명하길 시동이 걸리지 않아 혹시 몰라 엑셀을 돌렸는데 그 모양이었다고..

바로 멈추지 않았더라면 정말 큰 일 날 뻔했어요.



망아지 소환 전 그의 호기로운 모습.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가 망아지를 소환하리라 생각도 안 했다.

뒤에 타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그의 형상에서 '너 이 뒤에 타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으니 각오해.'를 보았습니다.






근데 남편, 태국 운전은 우리나라랑 반대야...

왜 자꾸 오른쪽으로 가...?

우리, 내일은 스쿠터 타고 나가볼 수 있겠지?




[스쿠터 렌탈 요약]

1. 100cc 스쿠터 렌탈 비용은 평균 200바트. (싼 곳은 100바트도 함.)

2. 레지던스나 호텔은 연계되어 있는 렌탈샵이 있음. (가격은 조금 더 비쌀 수 있음.)

3. 일주일이나 한 달 단위로 렌트 할 경우 할인이 됨.

4. 운전을 해 본 사람도 쉽게 탈 수 있지만 또 실수할 수도 있음. (내 남편처럼^^)

5. 한국에서 가능하면 스쿠터 조작법이나 탑승법 정도는 연습하는 것도 좋아 보임.

6. 운전면허가 없다면 숙소 잡을 때 관광지나 번화가에 잡는 게 심신안정에 좋을 듯.

작가의 이전글 처음 와 본 태국, 뭔가 익숙한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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