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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어로 Dec 04. 2017

직장인 여행기 홍콩 - 2

마카오 그 화려한 불빛을 바라보며 

우린 새벽에 홍콩에 도착했다. 새벽녘 홍콩에서는 내가 상상하던 홍콩의 냄새가 났다.

처음으로 2층 버스를 탔다. 마치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돈을 벌기 위해 온 청년들 마냥

우리는 환호성을 질러댔다. 그리고 우린 페리를 타고 바로 마카오로 향했다. 

이 친구들 몇 달간 블랙잭을 연습했다고 하며 어플을 보여준다.

응? 정말로 돈을 벌러 온 게 맞나 보다. “정말로?” 난 이 친구들과의 여행이 슬슬 불안해졌다.


난 사실 카지노에 그렇게 관심이 없는데...’도신’ 과 ‘도성’처럼 단지 카지노에 입장하는 곳에서 

머릿속에 영화의 OST를 흘려보내고 싶을 뿐이다. 주성치가 자체 슬로모션으로 카지노 회장에 들어가는 모습.

딱 그 정도로 맛을 보면 되는 곳이었다.


‘스물아홉 죽기로 결심하다’ 의 저자 아마리가 생각났다. 아마리도 블랙잭을 연습했었지.

그리고 그녀는 죽기로 한 결심을 돌린 채 살아 돌아왔지. 

난 아마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아직까지 카지노의 화려함은 내게 어색했다.


마카오에 도착하자마자 카지노에 갔다. 처음 들어온 카지노. 주성치처럼 들어가 보았다. 가슴이 벅차올랐다.

룰렛이 돌아가는 소리. 차가워 보이는 딜러들의 표정. 하지만 그뿐. 카지노는 ‘도신’과 ‘도성’의 로망. 

동기들의 성화에 못 이겨 10달러짜리 룰렛을 몇 판 했더니 금세 두 배가 되었지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카지노에 푹 빠져있는 동기들을 놔두고 마카오에서 일을 하고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갔다.

그가 일하는 호텔을 조금 구경하고 마카오의 야경이 한눈에 보이는 곳으로 갔다. 


친한 친구와 온다는 그 장소. 언제나처럼 맥주와 건어물이면 충분하다.

우린 짧은 유학시절을 같이 보냈다. 각자 만든 요리를 박스로 만든 식탁에 올려놓고서는 발포주를 마셨었다.

그리고는 각자 꿈을 말하고는 했었다. “일본에서 다시 만나자” “성공하자”라는 말들을 늘어놓았다.

짧은 유학을 끝내고 우리는 딱 한번 상하이에서 만났다. 그때도 그의 학교를 돌아다니고, 

대륙의 거대함에 놀라고 맥주를 마시고 꿈을 얘기하고.


이제는 제법 시간이 지났다. 우린 각자 나름의 꿈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다.

그는 여전히 다른 나라를 꿈꾸고 있었고, 나 또한 다른 나라를 꿈꾸고 있다.

생각해보면 몇 년 전의 꿈이 더 확장되고 발전되었을 뿐이다. 그리고 조금 나이 들었을 뿐.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또 다른 곳에서 만나자고 기약을 했다.


마카오는 카지노의 불빛을 뺀다면 정말로 조용하고 아무것도 없는 도시였다. 조금 떨어져서 바라본다면

돈을 위해 뛰어드는 사람들도 보이지 않고 화려한 불빛도 특별하지 않다.

마카오의 일확천금보다. 오랜 친구를 만난 것이 좋은 하루였다. 숙소에 돌아오는 길에 늦어서 미안한 마음에

맥주를 몇 캔 샀다. 새벽 1시임에도 동기들은 돌아오지 없었다. 그럼 그렇지. 이래서 여행은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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