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의 역사: 인류의 투기 열풍 (10화)
2024년 현재, AI 산업은 역사상 가장 큰 거품 중 하나를 형성하고 있다. 2022년 ChatGPT의 등장 이후, AI에 대한 투자 열기는 1990년대 닷컴 버블을 넘어서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이는 모든 거품의 시작점에서 우리가 들어왔던 말이기도 하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AI 인프라에 대한 과잉투자다. 엔비디아가 세계 최고 시가총액 기업이 되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Anthropic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했다. 2024년 6월 기준으로 AI 산업의 수익과 투자 간 격차는 약 6,000억 달러(약 780조원)에 달한다. 이는 2023년 9월의 2,000억 달러에서 3배나 증가한 수치다.
이 격차를 계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엔비디아의 연간 예상 매출에 2를 곱하면 AI 데이터센터의 총비용이 나온다(GPU는 총소유비용의 절반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전력, 건물, 백업 발전기 등이다). 여기에 다시 2를 곱하면 최종 사용자의 필요 수익이 나온다(AWS나 Azure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들도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AI 기업들이 직면한 문제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물리적 인프라와 달리, GPU 컴퓨팅은 시간당 과금되는 상품이 되어가고 있다. CPU 클라우드와 달리 독점이나 과점이 형성되기 어려우며, 새로운 AI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계속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는 결국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둘째,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 B100은 H100보다 2.5배 좋은 성능을 25% 높은 가격에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현재 구매한 H100의 가치가 3-4년 후에는 크게 떨어질 것임을 의미한다.
셋째, OpenAI의 연간 매출이 34억 달러로 증가했지만, 이는 투자된 금액에 비하면 매우 작은 수준이다. Netflix의 월 15.49달러, Spotify의 월 11.99달러와 비교할 때, AI 서비스가 얼마나 많은 소비자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넷째, 2023년 말의 GPU 공급 부족은 해소되었고(물론 이에 대한 논란도 존재한다), 오히려 대형 클라우드 업체들의 GPU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엔비디아 4분기 매출의 22%를 차지했을 정도로 대규모 구매를 진행했다.
물론 AI는 혁명적인 기술임이 분명하다. 생산성 향상, 의료 혁신, 과학 연구 가속화 등 잠재적 혜택은 엄청나다. 그러나 이는 점진적이고 장기적인 과정이 될 것이다. 현재의 "AGI가 내일 온다"는 식의 망상과 GPU를 비축해야 한다는 광기는 경계해야 한다.
역사는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1630년대 네덜란드의 튤립, 1720년의 남해회사, 1990년대의 닷컴 기업들, 2010년대의 암호화폐까지, 모든 거품은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AI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거품이 꺼진 후에도 아마존처럼 진정한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은 살아남겠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을 것이다.
AI로 가는 길은 길고 험난할 것이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가치 있는 여정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냉철한 판단력을 잃지 않는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과거 거품의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되새겨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