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의 미혼, 나머지 숙제반 같은 기분
넓고 많은 관계보다 좁고 깊은 관계를 선호하는 편이라 친구들이 많은 편은 아니다. 10년 이상된 오래된 친구가 손에 꼽을 정도인데 그중 80%는 결혼을 했고 나머지 20% 중 10%는 비혼 주의자를 선언했으며 나머지 10%는 애인이나 결혼 상대가 있기에 친한 친구들 사이 30대 중반 결혼을 바라는 미혼 여성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한 때 주변에 비혼을 표명하기도 했다. 나의 삶에선 일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고 일에 대한 역할과 책임은 프리랜서로 일하던 나의 일급(M/D)이 올라갈수록 더욱 커졌기에 프로젝트마다 달라지는 일의 범위와, 넓어진 역할과 책임을 감내해 내는 것만 해도 많은 에너지가 들었다. 거기에 매 주말마다 동호회 활동을 하다 보니 삶이 권태로울 시간도 없었다. 일과 취미를 잘하기 위해서 연애에 대한 관심은 적어졌고 무엇보다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게 되면 내가 이렇게 중요시 여기는 일과 취미들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일과 취미가 주는 의미는 차차 적어지고 공허한 감정들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길가메시는 지구 끝 어딘가에 우투나피슈팀이라는 불사신이 산다는 얘기를 듣고 그분을 찾아가서 물어봐요. "어떻게 불사신이 됐습니까" 그러자 불사신이 말하길, 자신이 젊었을 때 신들이 지구인한테 화가 나서 대홍수가 나게 했는데, 자기가 모든 동물 한 쌍씩을 배에다 탑승시켜서 살려냈기 때문에 신들이 불사(不死)의 삶을 선물했다고 해요. 이게 당연히 나중에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 스토리가 되겠죠. 길가메시가 부탁을 해요. "나도 죽기 싫다. 약을 달라" 했더니 친절하게 주었어요. 길가메시는 목욕을 해요. 목욕을 하는 동안에 뱀이 나타나서 그 약을 가져갑니다. 약이 없어진 길가메시가 다시 약을 달라고 부탁을 해요. 그랬더니 우투나피슈팀이 "안 된다"고 해요. 길가메시가 "나는 어떻게 살라고" 하며 엉엉 울자, 우투나피슈팀이 말합니다. "네가 그렇게 울고불고한다고 안 죽는 것 아니다."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했더니 이럽니다. "별것 없다. 다시 네 고향에 가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친구들하고 맛있는 것 먹고, 아름다운 여인하고 사랑을 나눠라."